삼성전자 주총, 시민단체 항의로 얼룩…38개 상장사 개최

  • 입력 2004년 2월 27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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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있습니다”27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소액주주들을 대신해 참석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회사측이 주총을 일방적으로 진행한다”고 항의하며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할 말 있습니다”
27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소액주주들을 대신해 참석한 참여연대 관계자들이 “회사측이 주총을 일방적으로 진행한다”고 항의하며 발언권을 요구하고 있다. 원대연기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계열 상장사 12개사와 KCC 효성 태평양 등 상장사 38개사가 27일 일제히 정기 주주총회를 열면서 올해 ‘주총 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삼성 계열사들은 대부분 경영실적이 좋고 주가도 많이 올라 주총이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불법 대선자금 지원문제 등이 제기된 삼성전자 주총장은 완력사태로 얼룩졌다. 현대엘리베이터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C 주총장도 소란스러웠다.

○…이날 오전 서울 중앙일보 사옥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총은 회의 초반부터 참여연대측과의 공방전이 치열했다.

3년 만에 주총에 참석한 참여연대는 불법정치자금 제공과 삼성카드 지원문제를 2시간여 동안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재무제표 승인을 놓고 표대결까지 벌였으나 결국 2시간여 만에 중도 퇴장했다.

그러자 회사측은 30여분 동안 남아 있던 4개의 안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3시간 만에 주총을 끝냈다.

참여연대는 “의견 표명 개진이 봉쇄됐다”는 이유를 들어 주총 결의 취소소송을 내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측 경호원들은 호암아트홀 로비에서 간이 기자회견을 하려던 참여연대 관계자들을 건물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양측간 격돌은 삼성전자 이사진의 자격 시비에서부터 시작됐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 소장(한성대 교수)은 “이건희 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김인주 사장 등이 정치권에 불법자금을 제공해 사내 윤리강령을 어겼으므로 징계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종용 부회장은 “현재 검찰에서 조사하고 있는 중이어서 이들이 법을 위반했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참여연대측은 삼성카드 문제와 관련해 “삼성카드의 유상증자 참여 때 어떤 근거로 투자했느냐”며 따졌고, 최도석 삼성전자 총괄사장은 “삼성카드의 영업상태가 타 카드사에 비해 양호해 자금문제만 해결되면 괜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 구조본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이갑현 보스턴컨설팅그룹 고문과 요란 맘 보우트하우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각각 재선임했다.

○…KCC 주총에서는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분쟁에 따른 회사가치 하락에 대한 소액주주의 항의가 빗발쳤고 일부 주주들이 몸싸움까지 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 소액주주는 “대주주가 자기 멋대로 회사를 경영하기 때문에 KCC 같은 우량회사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사회 의장인 고주석 사장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사업이 KCC 사업목적과 무관하지 않으며 주가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했다.

임기 만료된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재선임됐지만 고주석 사장과 황순재 부사장은 물러났다. 또 안현원 전 외교안보연구원 명예교수, 김재준 국민대 교수, 김건일 전 KCC 전무 등 3명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1시간 만에 주총을 끝낸 삼성전기는 김기영 전무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강병호 한양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또 재무제표를 승인하고 이사보수한도를 작년의 59억원으로 동결했다.

삼성SDI는 윤영대 전 통계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임원보수 한도를 지난해 10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올리는 등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한 뒤 30분 만에 끝났다.

효성은 이사 재선임과 결산 승인 등의 안건을 처리하고 30분 만에 끝냈다. 임기 만료된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사장, 송형진 사장, 조현준 부사장은 재선임됐다.

태평양도 주총을 열고 이사회 결의로 중간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 변경을 승인했다. 전 스웨덴 대사였던 손명현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에서 1년으로 줄였다.

이원재기자 wjlee@donga.com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주총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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