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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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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두드러졌던 은행주의 강세가 주말을 넘기고도 계속되자 시황분석가들이 내놓은 공통적인 의견이다.
은행업종 지수는 16일 전날보다 0.30포인트 올라 엿새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날 외국인의 은행주 순매수 규모는 671억원으로 전기전자 업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가 수출주와 정보기술(IT)주에 이어 주도주 역할을 본격적으로 해나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주 강세의 원동력인 경기회복 기대감에 매번 ‘배신’ 당했던 투자자들도 뒤늦게 냉랭한 시각 선회를 고려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왜 계속 살까=은행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결과.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 동안 신한금융지주를 연속 매수해 모두 433만여주를 사들였다. 외환은행의 경우 지난달 16일 이후 13일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고 17일 연속 ‘사자’세를 지속했다. 동원금융지주는 증시의 새로운 자산주로 부각되며 나흘째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힘입어 동원금융지주의 주가는 2월 4일 이후 현재까지 34%, 하나은행은 12% 오르는 등 은행주의 상승세에도 탄력이 붙었다.
외국인의 집중적인 관심의 원인은 일단 경기회복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에서 찾을 수 있다.
CLSA증권 관계자는 “신용카드 문제 등 악재들은 대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판단과 함께 2·4분기 이후 내수경기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도 한국 투자자들보다 더 좋게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은행팀장은 “작년 은행들의 실적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올해는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는 기저효과(base effect)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이 기대감 확인시켜 줄지가 관건=금융업종의 강세는 한국 증시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지난주 MSCI 이머징마켓의 업종별 지수 중 상승 1위는 금융섹터. IT비중이 높은 대만에서도 2월 이후 은행과 보험업종이 증시를 끌어올리는 데 주된 역할을 했다. 올해 이머징마켓 금융업종의 예상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전년 대비 49%로 전체 업종 중에서 가장 높다.
달러 약세의 대안이 될 비(非)달러 자산이면서도 아시아 통화 절상시 상대적으로 출렁거림이 적다는 점 역시 한 가지 상승 원인.
상당수 증권사는 이런 점을 종합할 때 은행주가 올해 상반기 새로운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일부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동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일단 경기회복 기대감에 베팅하지만 이에 따르는 실적 확인의 욕구를 만족시켜 줄 만큼 상황이 좋아질지는 미지수”라며 “현재 주가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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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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