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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2월 16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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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들은 나름대로 계산한 분양원가를 들이대며 압력을 가하고, 주택공사는 ‘터무니없는 수치’라며 실제 원가는 준공 때에나 알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경기 고양시 ‘풍동 주공그린빌’ 계약자들은 16일 “자체적으로 이 아파트의 분양원가를 추산한 결과 시행사인 주택공사가 산정한 분양가의 절반가량이 분양 차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공은 “분양 원가 계산방법은 맞지만 공사과정에서 추가되는 비용이 감안되지 않아 분양원가가 터무니없이 낮게 나왔다”고 반박했다.
풍동 주공그린빌 계약자 대표회의는 주공, 하청회사,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입수한 항목별 비용 자료를 토대로 서울시가 4일 발표한 도시개발공사 아파트의 분양원가 산출 방법을 적용한 결과 3단지 33평형의 분양원가가 평당 329만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실제 평당 분양가 636만원의 51.7%에 해당한다. 나머지 48.3%인 평당 307만원이 분양 차익이라는 주장이다.
계약자대표회의의 추산에 따르면 풍동 주공그린빌의 분양원가는 가구당 △토지비 2928만원 △건축비 6105만원 △사업자측 일반관리비(토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사업비용의 20% 가정) 1807만원 등 총 1억840만원으로 평당 329만원가량이었다.
여기서 토지비는 가구당 토지 지분 16평(대지면적 6078평/382가구)에 평당 택지조성원가 183만원을 곱해 나온 수치이며 건축비는 하청 건설업체의 평당 낙찰가 185만원을 기준으로 삼았다.
평당 택지조성 원가 183만원은 △25만3000평에 대한 토지매입비(임야 평당 57만∼68만원, 가옥 평당 200만∼220만원) 2159억3550만원 △광역교통시설 확충비 등 개발분담금 150억4000만원 △도로 하수도 등 단지 내 도시기반시설 설치비 326억9160만원 등을 합산한 뒤 순수 건축용지 14만4451평으로 나눈 값.
계약자대표회의측은 “분양원가에 액수가 불명확한 토지 매입에 따른 이자비용과 설계비 등 일부 비용이 빠져 있으나 이를 감안해도 분양원가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공은 “항목별 비용이 터무니없이 낮게 계산돼 대꾸할 필요를 못 느낀다”면서 “실제 분양원가는 당초 방침대로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도시기반시설 설치비나 건축비는 시공과정에서 설계가 변경되거나 물가가 오를 때 당초 계획보다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분양가는 이런 예상 비용 증가분까지 감안해 책정된다”고 밝혔다. 요컨대 “분양원가는 아파트가 준공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것.
민간 건설회사 관계자들은 계약자대표회의가 △분양원가 산정에 판촉비, 학교용지부담금, 토지보상 관련 세금 부담, 토지매입 관련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지 않았고 △건축비는 일반적으로 분양면적이 아니라 계약면적으로 계산하는 점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아파트 건설 사업에서 10%의 수익률을 거두면 아주 잘한 편이며 일반적으로 5%를 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 경기 고양시 풍동지구 분양원가 관련 공방 | ||
| 계약자대표회의 추정 | 구분 | 대한주택공사 반론 |
| ―토지매입비+개발분담금+도시기반시설 설치비 ―가구당 토지비는 2928만원 | 택지분양원가 (용지비) | ―계산 방식은 맞지만 금액이 크게 다르다 ―도시기반시설 설치비는 공사과정에서 증가될 수 있다 |
| ―하청 낙찰가를 기준으로 산정 ―가구당 건축비는 6105만원 | 건설분양원가 (건축비 또는 공사비) | ―계산방식은 맞지만 금액이 크게 다르다 ―설계변경 또는 물가상승 때 원가 증가 |
| ―순 사업비의 20%로 가정 ―가구당 1807만원 | 간접비용 (부대비용) | ―금액이 크게 다르다 |
| ―가구당 1억840만원 ―평당 329만원 | 건설원가=택지분양원가+건설분양원가+간접비용 | ―공사과정에서 추가될 수 있는 비용이 감안되지 않았다 |
| ―평당 636만원 | 분양가 | ―평당 636만원 |
| ―평당 307만원 (분양가의 48.3%) | 분양이익= 분양가-추정건설원가 | ―밝힐 수 없다 |
| 풍동지구 주공그린빌 33평형 기준. | ||
이철용기자 lcy@donga.com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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