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비준 끝내 해넘길듯…농촌출신 의원 반대

입력 2003-12-29 18:57수정 2009-09-28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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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야의 농촌 출신 의원들이 박관용 국회의장을 에워싸고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상정을 저지하고 있다. -김경제기자
국회는 29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및 신행정수도특별법 처리 여부를 놓고 숨가쁘게 돌아갔다.

1차 관심은 이날 오전 열린 농림해양수산위 전체회의에 쏠렸다. ‘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지원 특별법안(FTA 이행 특별법)’이 농해수위를 통과해야 FTA 비준안도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고 특별법 통과를 전제로 짜여진 118조36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도 처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일외교통상위는 농해수위에서의 FTA 이행 특별법 통과를 조건으로 26일 비준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러나 농촌지역구 의원들이 중심이 된 농해수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었으나 “농민단체들을 설득해야 한다”며 이행법안 상정 자체를 보류했다. 사실상 비준안 처리를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농해수위와는 별개로 각 당의 농촌지역구 의원들도 조직적인 반대 운동에 나섰다. 한나라당 소속 농촌지역구 의원 60여명은 이날 별도모임을 열고 비준안 상정을 실력 저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의원은 “연말까지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는다고 하늘이 무너지는 게 아니다”며 ‘선(先) 농민 설득, 후(後) 비준안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의총에서도 논란이 계속됐다. 비준안이 상정될 경우 자유투표에 맡긴다는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긴 했지만 박주선(朴柱宣) 의원 등 당내 농촌지역구 의원들은 반대를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하자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에 앞서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4당 원내총무 회담을 열고 비준안 처리방안을 모색했으나 묘책을 찾지 못했다.

결국 국회 본회의는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농촌 출신 의원들 때문에 2시간가량 열리지 못하다가 결국 비준안 관련 법안을 제외한 안건만 처리키로 하고 오후 4시경 가까스로 개회됐다.

이에 따라 FTA 비준안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게 됐으며 새해 예산안 처리도 늦춰지게 됐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박병윤(朴炳潤) 의원은 “예결소위에서 밤을 새워 FTA 관련 예산을 6100억원으로까지 늘렸다”며 “정 안되면 FTA 관련 예산을 들어내고 예산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의원정수 및 지역구 의원 증원 등에 대한 각 당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선거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열린 4당 원내총무 회담에서 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전원위원회를 소집할 것을 제안했으나 열린우리당이 반대해 무산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치개혁특위 위원들은 “위헌 사태를 막으려면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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