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양-들소고기도 수입금지,대만 싱가포르 6∼7년간 제한

  • 입력 2003년 12월 2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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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인도네시아가 새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함에 따라 미국산 쇠고기 제품 수입을 금지한 나라는 모두 23개국으로 늘어났다.

미국의 소비자들도 “아이들이 안전하길 원한다”며 당분간 쇠고기를 사먹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단체들은 쇠고기 안전기준을 진작 강화했어야 했다며 미 정부를 맹비난했다.

▽각국 대응=일부 국가는 미국산 축산물의 수입 금지 대상품목을 확대하고 수입 금지 기간도 늘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미국 축산업계는 상당 기간 타격이 예상된다.

인도네시아는 광우병 사실이 공식 확인된 다음날인 26일 미국산 쇠고기뿐만 아니라 미국산 양고기와 아메리카 들소(버펄로) 제품까지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터키도 이날 미국산 모든 가축의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터키는 1996년부터 자국의 축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산 가축 수입을 제한해 왔다.

대만과 싱가포르는 광우병의 잠복기가 긴 점을 감안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기간을 6∼7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중국은 25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했으며 최근 몇 년간 미국에서 수입돼 유통 중인 쇠고기 제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미국산 쇠고기 최대 수입국인 일본은 다음달 미국에 조사단을 파견, 문제의 젖소농장과 관련시설을 돌아보며 광우병 관련 정보수집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미국 당국은 일본에 대해 자국의 쇠고기 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나라는 한국 일본 멕시코 중국 대만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르단 등이다.

▽미국 내 파문=미 소비자연맹의 마이클 한센 연구원은 25일 “미국은 유럽이나 일본과 같은 수준의 엄격한 검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정부의 안이한 예방대책을 비난했다.

그는 또 “지난해 3700만마리의 소가 도축됐으나 광우병 검사는 2만여마리에 그쳤다”며 “이는 프랑스가 한 달간 실시하는 것보다도 적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식당 손님들은 “햄버거의 쇠고기가 어디에서 구매된 것이냐”고 묻는 등 불안심리도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쇠고기 요리를 하는 식당에 발길이 끊기거나 소비자들이 쇠고기로 만든 음식을 기피하는 현상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 정부와 가축사육업계는 앞으로 3년 내에 ‘동물식별계획(AIP)’을 실시해 가축의 유통경로를 추적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소의 귀나 피하에 무선주파장치를 삽입해 감염 가능성이 높은 가축들을 48시간 내에 찾아내 방역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수의사들은 갈아 만든 햄버거용 고기의 경우 한 판에 300∼400마리의 쇠고기가 섞일 수 있다며 전국 단일의 추적시스템이 도입되더라도 갈아 만든 고기의 경우는 사육지와 이동경로를 밝혀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이진기자 leej@donga.com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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