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시장이 새옷 입는다…본동상가 13층 쇼핑몰로 탈바꿈

  • 입력 2003년 11월 18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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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인 서울 남대문시장이 현대식 쇼핑몰로 탈바꿈한다. 재래시장 형태를 고수하다가는 백화점이나 할인점과 도저히 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남대문시장의 가장 오래된 상가인 본동상가 지주회는 다음달 10일 재개발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현대식 상가를 짓는 재개발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

본동상가는 1957년에 지은 건물. 지주회는 본동상가 14개동 중 13개동 2000여평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13층 규모의 현대식 쇼핑몰을 지을 계획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현대식 상가로 단장하고 지상 5층부터 13층까지 주차 빌딩으로 활용해 1200∼140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예정.

이 같은 변화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3∼4평 규모의 점포를 소유한 지주들이 많은 데다 일부 대지주들의 반발도 있었다.

지주회 변동겸(邊東謙) 회장은 “그러나 재래시장을 고집하다가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지주들의 60% 이상이 재개발 사업 추진에 동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서울 중부시장도 최근 러시아 진출 계획을 밝히는 등 재래시장들이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남대문시장의 변신은 ‘시설 개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달부터 인터넷쇼핑몰 ‘e-남대문’을 운영한다. e-남대문에서는 1차로 시장 내 300여곳의 상점이 의류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내년에는 참여 상점 수를 2000여곳으로 늘리고 중국어 일본어 사이트를 개설해 해외 도소매 사업을 시작할 예정. 인터넷에 상품 정보를 올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상인들을 돕기 위해 다음달까지 상품 사진을 찍어 전자카탈로그를 만들어주는 스튜디오도 4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e-남대문’ 개발과 운영을 맡은 디지털남대문 정혜영(鄭惠永) 사장은 “백화점 할인점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선진 유통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전자상거래를 통해 남대문시장의 유통 시스템을 현대화하고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시장 상점을 하나로 묶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고 통합 콜센터도 세우기로 했다. 고객 주문이 들어오면 재고를 실시간 확인해 상담하고 전국 배송까지 하겠다는 것.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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