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기업 대선자금 전면수사…盧 측근비리도 조사키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3일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기업에서 전달받은 불법 대선자금을 모두 수사하겠다고 공식으로 밝혔다.

이는 지난 대선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선자금도 전면 수사하겠다는 것이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김종빈(金鍾彬) 대검 차장은 이날 “증거가 있으면 어디든 수사한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지난해 대선 당시 각 당이 SK 이외의 기업에서 받은 불법 대선자금도 수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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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에 따라 ‘SK비자금’ 수사 당시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됐거나 고액 대선자금을 제공한 삼성 LG 현대자동차 롯데 두산 풍산 등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사를 진행하되 그 밖의 기업에서 단서가 추가로 확보될 경우 수사 대상 기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각 정당 및 대선 후보와 관련된 불법 대선자금과 사용처에 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겠다”며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해서도 엄정 수사키로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열린우리당 이상수(李相洙) 의원과 이재현(李載賢) 전 한나라당 재정국장 등에 대한 조사에서 기업이 제공한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부분적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불법 대선자금을 직접 제공한 기업의 일부 임직원에 대해 이미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대선자금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

검찰은 이들 정당이 자료 제출 등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법원으로부터 압수 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후원금 계좌를 추적하거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전격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대검 중수부 수사팀에 부장검사 1명과 검사 2, 3명을 보강해 수사팀을 검사 14, 15명 규모로 확대 편성키로 했다. 안 중수부장은 “이번 수사 확대 방침은 수사팀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수사를 하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겸허하게 비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