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 사흘째 상한가…현정은 회장 효과?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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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가 현정은 신임회장 취임 이후 사흘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전날보다 14.86% 상승한 5만1400원까지 치솟았다. 21일 현 회장의 선임 발표가 난 뒤 7일 동안의 상승률은 72.19%에 이른다.

증권거래소는 28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상 급등’에 대한 조회공시를 회사측에 요구했다. 회사측은 이날 “공시할 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최근의 강세는 일차적으로 현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현대그룹의 지배구조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불안정했던 ‘현대호’가 재기를 위한 체제를 갖췄다는 것.

여기에 28일 인천국제공항의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 수주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실적이나 신임 회장 취임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는 최근의 이례적인 강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현대상선이나 현대정보기술 등 현대의 다른 계열사의 주가 움직임이 신통치 않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의 지분 경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가 18.57%, 그룹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최근 주식을 사들인 KCC 중심의 현대계열사들이 16.2%를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시 관계자는 “지주회사이면서도 보유 지분이 낮기 때문에 경영권 확보가 최대 현안일 것”이라며 “지분 경쟁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송준덕 애널리스트는 “현대엘리베이터의 3·4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13% 높고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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