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엘리베이터 '현정은 효과'

  • 입력 2003년 10월 29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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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가 현정은 신임회장 취임 이후 사흘째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9일 전날보다 14.86% 상승한 5만5140원으로 마감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21일 현정은 회장의 선임 발표가 난 뒤 7일동안의 상승률은 72.19%에 이른다.

거래소는 전날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상 급등 현상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회사측은 이날 "공시할 만한 특별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최근의 강세는 일차적으로 현 회장 체제 출범 이후 현대그룹의 지배구조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갑작스런 죽음 이후 불안정했던 '현대호'가 재기를 위한 체제를 갖췄다는 것.

여기에 28일 인천국제공항의 승강장 스크린도어 설치 수주 내용이 알려진 것도 일부 호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실적이나 신임 회장 취임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는 최근의 이례적인 강세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현정은 효과' 아래 있는 현대상선이나 현대정보기술 등 다른 계열사의 주가 움직임이 신통치 않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 때문에 현대그룹의 지분 경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 회장의 모친인 김문희씨가 18.57%, 그룹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최근 주식을 사들인 KCC 중심의 현대계열사들이 16.2%를 보유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시 관계자는 "지주회사치고 보유 지분율이 낮은 현 회장으로서는 경영권 확보가 최대 현안"이라며 "회사 관계자 혹은 지분 경쟁 가능성을 눈여겨본 투자자가 주식을 사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의 주가 강세 원인을 실적 개선과 저평가 등 원론적인 수준에서 찾고 있다.

삼성증권 송준덕 애널리스트는 "현대엘리베이터의 3·4분기 실적이 예상치보다 13% 높고 향후 실적 개선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목표주가를 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디지털뉴스팀·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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