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비자금 수사]안대희 중수부장 분통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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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로부터 11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의 비리에 대해 특검과 국정검사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야당의 엄포성 발언이 연일 계속되자 검찰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대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 등은 15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최씨 비리 관련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히지 않을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에 대해 SK 비자금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안대희(安大熙·사진) 대검 중수부장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예전에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한다는 등 칭찬하더니 요즘은 ‘특검이다’ ‘의혹이다’하며 뭐라고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수사를 시작할 때는 검찰이 수사기관으로서 제대로 가고 있다고 하더니 정치판이 (비자금 수사에) 휘말리니까 우리가 고생하는 것은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 때 한몫 챙겨서 외국에 빌딩도 사고 자식들에게도 물려주고 그러는데 이건 축재가 아니냐”며 정치권의 부정축재 관행을 강도 높게 질타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검찰 고위 관계자도 “정치인들이 자신들에게도 칼이 돌아갈 수밖에 없는 특검을 실제로는 원하지도 않으면서 정치공세의 도구로 거론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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