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부동산시장 급랭

  • 입력 2003년 10월 16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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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달 말 토지공개념 도입을 포함한 강력한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내놓기로 함에 따라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급랭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강남지역(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은 매물이 늘어나면서 일부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6일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101평형은 매매호가가 이달 초 25억∼30억원에서 이날 현재 22억∼25억원선으로 내려앉았다. 이 아파트 66평형 B타입도 16억5000만∼19억원에서 15억∼16억원으로 최고 3억원 정도 떨어졌다.

매물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인터넷 부동산정보업체 파인드올에 따르면 15일까지 이 회사 홈페이지에 신청된 타워팰리스 매물은 100여건에 이른다. 이 회사의 김윤정 홍보팀장은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의지가 확인되자 투자자들이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초구 반포동 주공 3단지 16평형도 매매 호가가 이달 초보다 6000만원 하락한 6억3000만∼6억4000만원에 형성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도 같은 기간에 4000만원이 빠진 6억7000만∼7억2000만원에 호가되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의 J공인 관계자는 “가격을 대폭 내린 매물들이 나오면서 호가가 최근 6000만∼7000만원가량 떨어졌다”며 “앞으로 1억원 정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10일 대비 15일 시세를 조사한 결과 강남구(―0.07%) 강동구(―0.13%) 송파구(―0.22%)의 매매가가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강남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서울지역과 경기도 일대 등지도 매물이 늘고 있지만 수요자들이 가격 추가 하락을 기대하면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거래는 거의 끊긴 상태다.

강서구 화곡동의 M공인 관계자는 “계약 직전에 있던 매수자가 며칠만 더 기다려보겠다며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겨울 이사철이 시작되는 11월 말까지는 가격하락 국면이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김포=이철용기자 lcy@donga.com

수원=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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