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아파트고객 취향에 맞춰라” 현미경 들여다보듯 판촉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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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촉 대상으로는 아파트 거주 고객이 최고.’

백화점 업계가 아파트 고객 붙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살아가는 아파트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기 위해 판촉 활동을 벌여야 하는 백화점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주거형태로 꼽힌다. 아침저녁으로 집을 나서고 들어가면서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등 동선(動線)이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자사 카드 회원 600만명의 주소 정보와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아파트 지도 솔루션’을 개발해 운용 중이다. 점별로 아파트 정보와 고객 정보, 구매액 및 방문일수 등을 종합 분석해 아파트별 고객 성향을 파악한 뒤 차별화된 직접우편물(DM·예상 구매자에게 직접 우송하는 우편물)을 발송하는 등 집중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새 아파트 입주에 맞춰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고 쿠폰을 나눠주는 것은 기본. 매출을 많이 올린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문화행사에 초대하거나 특정 아파트 주민만을 위한 특판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점별로 10개씩의 우수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판촉활동을 집중하고 있다. 우수 단지에 거주하는 고객에게는 무료주차권, 할인쿠폰, 감사선물증정권 등이 제공된다. 신세계백화점 홍순상 과장은 “아파트 지역은 ‘어디서 뭐 준다고 하더라’는 입소문이 대단히 빠르고, 이웃과 같이 쇼핑하는 경우도 많아 판촉활동을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아파트 상권분석 시스템에는 특정 아파트의 구매성향이 어떤지가 다 드러나 있다. 모니터 지도상의 아파트를 마우스로 클릭하면 동별 층별 호수별로 백화점 방문일, 구매금액, 평균매출액, 구매상품군, 구매주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회사 고객관계팀 김호연 대리는 “같은 평형의 아파트는 수입 및 소비행태가 대부분 유사하기 때문에 마케팅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곳”이라고 말했다.

넓은 지역에 흩어져 있는 일반주택 지역에는 광고 전단을 뿌리고 직접우편물을 보내도 반응이 신통치 않지만 아파트 지역은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롯데백화점 이순주씨는 “아파트 지역은 판촉활동을 벌이기에 용이하기도 하거니와 구매력에 있어서도 일반 주택 고객보다 높다”고 말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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