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2세 투자사기 수사 확대

  • 입력 2003년 10월 7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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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수백억원의 거액을 걷어 선물 옵션 등에 투자했다가 모두 날린 해외 유학파 은행원의 ‘미심쩍은’ 투자사기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서울지검 조사부(소병철·蘇秉哲 부장검사)는 재벌 2, 3세 및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친교모임인 ‘베스트’ 회원 등을 상대로 거액의 투자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전직 외국계 은행원 최모씨(36)에게서 추가 피해를 당한 사례가 잇따라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가 해외 명문대학에서 정식으로 금융학을 전공해 선물 옵션 등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금융전문가임에도 투자자들의 돈을 몽땅 날린 사실, 주위의 강력한 만류를 뿌리치고 큰 위험을 감수한 점 등이 미심쩍어 투자자금의 행방을 계속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745억원을 사기당한 S학원 이사장 아들 이모씨 등 2명이며, 또 다른 2명의 추가 피해자도 밝혀냈다.

검찰은 특히 금융전문가로 알려진 최씨가 단순히 돈을 투자했다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공범과 짜고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베스트’는 수년 전 소수 재벌 2, 3세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 친목 도모와 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결성했다. 또 서울 강북의 명문 S고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 최씨는 이 모임에서 총무를 맡아왔다.

최씨는 수년 전부터 올해 4월까지 이씨 등 ‘베스트’ 멤버 등을 상대로 “다른 은행보다 금리가 높고 특별우대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있다”고 속여 수백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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