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性 고정관념을 깨라” 남녀평등 부르짖는 광고 인기

  • 입력 2003년 10월 6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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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더 이상 여성 위에 군림하지 않는다. 여성과 동등해질 뿐이다.’ 이러한 시대 변화를 반영한 광고가 인기를 얻고 있다. 여성의 사회 경제적 지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남성들만의 직업이라고 여겨졌던 영역에 여성들이 진출하면서 자연스러워진 현상이다. 이미 광고시장에서는 성공한 커리어우먼의 자신만만한 표정보다는 남성들이 가정생활에 좀 더 많이 헌신하는 모습이 관심을 끌고 있다.》

▽남성이 여성의 역할을 한다=삼성전자 애니콜의 새 광고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인용하면서 남녀의 역할을 바꿨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다모’의 주연배우 이서진이 잠자는 도심의 왕자를, CF 스타 윤소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왕자를 깨우는 미녀 역할을 맡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여성이 쇼윈도에 진열된 마네킹에게 휴대전화로 키스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 메일을 보낸다. 메일을 받은 마네킹은 마법에서 깨어나고 여성의 오토바이에 타고 함께 떠난다.

제일기획 이태환 대리는 “여성들이 가족에게 헌신하거나 남성의 마음에 들기 위해 외모를 가꾸는 광고는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현대카드의 미니M카드 광고는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기존 관념을 깨뜨리는 파격을 시도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농구를 하고,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타고, 공사장 인부까지 미니스커트를 입은 채 일하는 장면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미니M카드’의 특징을 한눈에 보여주기 위해 여성의 상징물인 미니스커트를 남성에게 입힘으로써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전략이다.

▽가정에 충실해진 아빠의 모습=밤늦게까지 회사 일에 매달리며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아빠의 모습은 더 이상 인기가 없다.

SK텔레콤의 기업PR 광고인 ‘요즘 아빠’ 편은 변화하는 남편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오랜만에 동창모임에 참석한 아내는 모임이 길어지자 집에 두고 온 아들 걱정에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남편은 괜찮다며 ‘2차’를 간다고 한다. 아내는 ‘2차’라는 말에 적이 놀랐지만 남편이 말한 2차는 공원에서 아들과 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는 것.

아내는 휴대전화 포토메일로 남편과 아들의 모습을 보며 행복해 한다. 단조로운 가사에서 벗어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아내를 위해 기꺼이 아들을 돌보는 남편의 모습은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니다.

LG텔레콤의 ‘뱅크온’ 광고는 갓난아기를 안고 있는 남편의 모습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햇살이 따사로운 한적한 오후, 공원 벤치에 앉아 아기를 재우며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아내에게서 문자메시지 한 통이 날아온다.

“여보, 아버님께 송금해 드렸어요?” 남편은 아기가 깨지 않도록 조심조심 휴대전화를 잡고 여유있게 송금을 한다. 아내 대신 아기를 돌보며 은행 일까지 해결하는 요즘 남편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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