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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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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협상은 민주노총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협상을 위임받아 이루어낸 합의여서 앞으로 노사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노조의 장기 파업으로 테트라팩 본사는 올해 계획했던 1000만달러(약 120억원) 규모의 대한(對韓) 추가투자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한국테트라팩측은 29일 “27일 0시에 노조와 ‘파업기간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무노동 무임금’과 ‘파업 주동자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은 취하하되 회사에서 징계한다’는 데 합의하고 27일부터 직장폐쇄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테트라팩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 등을 지키느라 직장폐쇄 기간이 길어졌다”며 “이른 시일 안에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업 주동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쟁의 타결시 겉으로는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는 듯하면서도 노사화합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노측의 임금손실을 사실상 보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협상을 위임받은 경총 관계자는 “2000년 이랜드와 지난해 제일화섬 등에서 경총이 협상에 참여했을 때는 무노동 무임금 및 관련자 징계 원칙을 지켜왔다”며 “이번 테트라팩의 합의를 계기로 이런 원칙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14.2%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으나 8.5%로 타결됐다.
한국테트라팩은 스웨덴의 테트라팩이 1983년 투자해 설립한 삼각뿔 모양 우유팩 등을 생산하는 포장재 생산업체.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지난달 28일 직장을 폐쇄했다.
테트라팩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전 세계에 투자한 현지법인 가운데 가장 길었다”며 “본사가 올해 한국에 1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파업으로 투자 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OTRA 이명복 외국인고충처리팀장은 “테트라팩이 무노동 무임금 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임금수준이 비교적 높은 데다 합의가 안 되는 경우 공장을 이전할 수도 있는 다국적 기업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노조 파업에 맞서 직장을 폐쇄한 외국인 투자기업은 한국네슬레 한국오웬스코닝 KOC KGI증권 테트라팩 레고코리아 까르푸 등 7개. 이중 KGI증권은 마이클 창 사장이 사임했고, KOC와 테트라팩 레고코리아 까르푸는 협상이 타결되면서 직장폐쇄가 끝났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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