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동반 추락…현대車파업 7월지표에 '직격탄'

  • 입력 2003년 8월 28일 17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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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생산 소비 설비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6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약 40일간 계속된 현대자동차 파업 등이 경제 전반에 큰 악영향을 미친 결과다. 국내 경기는 3·4분기(7∼9월)에도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설비투자 격감, 소비도 뒷걸음질=통계청이 28일 발표한 ‘7월 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생산 활동은 지난해 7월보다 0.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6월의 작년동기 대비 증가율 8.4%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소비지표인 7월의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줄어 올 2월 이후 6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도 지난해 7월에 비해 13.1%나 떨어졌다. 특히 이 같은 투자 감소율은 2001년 8월(―17.9%)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이다.

▽파업 후유증은 크고 특소세 인하효과는 없어=6월 25일부터 8월 5일까지 지속된 현대차 파업은 실물 경기 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파업은 우선 생산부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 생산이 지난해 7월에 비해 30.3%나 줄어 전체 산업생산 증가율이 1.7%에 그치게 한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를 제외한 생산증가율은 3.5%다.

자동차 에어컨 등에 대한 특소세 인하(7월 10일)로 도소매 판매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대차 파업으로 차량 출고가 원활하지 못해 자동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20.9%나 줄었다. 또 잦은 비로 에어컨 판매는 지난해 7월에 비해 59.4%나 줄어 특소세 인하를 무색하게 했다.

수출은 자동차 부문이 13.1% 줄었으나 반도체가 34.7% 증가했다. 전체적으로 10.7% 늘어 ‘내수침체 수출호조’라는 양극화현상이 이어졌다.

▽3·4분기에도 경기회복 어려울 듯=현재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달인 6월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올 2월 이후 6개월째 하락세다.

앞으로 약 7개월 뒤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7월에 0.1%포인트 올라 6월(0.6% 상승)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였다.

김민경(金民卿)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계속 마이너스를 보여 아직 경기 하강국면이 이어지고 있다”며 “선행지수를 보면 빨라야 연말에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홍순영(洪淳英) 삼성경제연구소 경제동향실장은 “당분간은 내수 경기가 좋아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각종 투자관련 규제를 풀고 법인세율을 내리는 등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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