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테마 금융株로 옮겨갈까…IT업종 주춤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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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의 관심이 과연 금융주로 옮겨갈 수 있을까.’

증시 상승세가 주춤거리면서 추가 상승을 이끌어갈 새로운 에너지원(源)이 어디인지에 대한 탐색작업에 분주하다.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업종 등 기존의 주도주에 몰리던 ‘사자’ 세력이 약해지자 다음 대안으로 금융주를 눈여겨보고 있다. 그러나 “근거 없는 장밋빛 전망”이라는 반론도 팽팽하다.

강세를 이어가던 금융주는 26일 종합주가지수 하락과 함께 급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주에 쏠리는 관심=은행주와 증권주는 전통적으로 건설주와 함께 ‘트로이카주’로 불리는 대표적인 개인 선호 종목이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자들도 한미은행 하나은행 신한금융지주 등 은행주를 중심으로 최근 담금질을 시작했다.

금융주 가운데 가장 부각되는 것은 증권업종. 지금처럼 증시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시점에서는 당연히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아진다. 과거 차트를 볼 때 증권업종은 종합주가지수에 선행하거나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지난주 금융주는 일본과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에서 모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 기간에 은행이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해 8.27% 더 올랐고 증권과 보험도 각각 7.32%와 11.64%의 초과수익률을 냈다. 긍정론자들은 26일의 금융주 하락이 상승의 ‘숨고르기’라고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개인이 선호하는 금융주 매매가 활발해지면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면서 시장 에너지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증권주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여부가 현재 시장의 관심”이라고 말했다.

▽매력 있는 만큼 ‘지뢰’도 주의해야=금융업종은 경기에 민감한 대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돼 있었다는 점에서도 차기 대안으로 거론된다.

증권업종에 대해 굿모닝신한증권 홍진표 연구원은 “증시 회복 기대감은 높은 데 비해 전체 거래량이 아직 낮은 수준이어서 실적이 더 좋아질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증시 차별화 양상이 심해지면서 개인투자자가 과거 상승장 때만큼 적극적으로 증시에 들어오지 않는 점이 부담이다. 은행도 실적 악화의 바닥은 쳤지만 아직 위험 요인이 적지 않다.

삼성증권 백운 금융팀장은 “증권주가 일시적으로 증시 회복의 수혜를 받을 수는 있지만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는 이미 너무 비싸다”며 “은행 실적을 받쳐줄 내수 경기도 좋아질 조짐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가 25일 발표한 신용불량자 구제대책도 금융기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세종증권은 “정부정책은 가계 채무부담을 금융기관에 떠넘기는 식이어서 관련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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