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장벽 사라진 제과업계…롯데=영남 해태=호남 깨져

  • 입력 2003년 8월 26일 17시 27분


코멘트
제과업계에 ‘지역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해태제과=호남, 롯데제과=영남’이라는 이미지가 희석되면서 특정 지역에서만 많이 팔리는 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것.

26일 롯데제과에 따르면 현재 롯데제과의 전국 매출에서 부산과 광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7.2%와 5.5%에 이른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당시 부산이 8%, 광주가 4%였던 것과 비교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90년대 중반만 해도 전국적으로 롯데제과가 40%의 시장점유율을 보였으나 유독 광주에서만 시장점유율 30%로 해태제과와 1, 2등을 다퉜다”며 “지금은 전국 평균과 비슷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어느 회사 제품인지를 덜 따지고 개별 제품의 맛과 품질로 선택하는 경향도 지역색 희석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같은 변화는 해태제과에서도 감지된다. 전국 지사 가운데 현재 부산지사에서 해태제과 제품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으며 호남권과 비교시 영남권에서 1.8배 정도 더 판매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한 관계자는 “1980년대 중반의 경우 프로야구팀 해태 타이거즈가 부산에서 경기를 하면 그날 부산지역 해태제과의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곤 했다”며 “해태제과가 최대주주였던 해태 타이거즈가 2000년에 기아로 넘어간 뒤로 지역색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정 지역 이미지를 알리지 않으려고 TV 제품광고에도 기업명을 가급적 밝히지 않고 제품만 부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광고전략을 소개했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