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막내 동생으로 KCC의 대주주다.
22일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당분간 현대그룹을 섭정(攝政)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헌 회장의 자녀들이 회사경영을 물려받기에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현대가(家)를 대표해 정 명예회장이 당분간 경영을 맡겠다는 뜻.
이에 대해 현대그룹 관계자는 “뚜렷하게 정몽헌 회장을 대신할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경영공백을 메울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KCC의 최근 현대계열사 지분 매집이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CC는 최근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96%, 현대상선 2.98%를 시장에서 매입했지만 이 정도 지분으로 현대그룹의 경영권을 인수하기에는 무리다.
그러나 정몽헌 회장의 장모이며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18.6%)인 김문희(金文姬)씨의 주식 대부분이 정 명예회장에게 담보로 잡힌 것으로 알려져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그룹을 현대엘리베이터 상선 택배 등 3개 계열사 위주로 재편하고 나머지 6, 7개 회사는 정리하고 이 일을 추진할 회장급 경영인을 선임한다는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현대그룹의 재편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다만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에는 정 명예회장이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KCC 또는 현대그룹 계열사가 현대아산을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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