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호텔 망신살 품질강연중 마이크 고장

  • 입력 2003년 8월 20일 20시 21분


20일 오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다이너스티룸.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이 강연을 듣고 있는 도중 갑자기 ‘퍽’ 소리가 나면서 모든 마이크가 꺼졌다.

‘품질 경영’을 주제로 강연하던 한국후지제록스 다카스기 노부야(高杉暢也) 회장은 “한국 최고의 호텔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 유감”이라며 강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곧이어 통역사의 마이크가 고장이 났다. 통역사는 하는 수 없이 단상 위로 올라가 다카스기 회장의 마이크를 주고받으며 어색하게 통역을 이어갔다.

10분 뒤, 이번에는 동영상 화면에서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다카스기 회장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며칠 전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 갔을 때도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면서 “신라호텔은 겉보기에는 훌륭하지만 품질은 떨어져 매우 유감이다”고 음성을 높였다. 그는 또 “품질이 나쁘다면 소비자들이 더 이상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품질 경영의 나쁜 예로 신라호텔을 들었다.

강연이 끝날 무렵 강병직 신라호텔 상무가 직접 나와 사과했지만 강연 참석자들은 “한국 최고의 호텔에서 이런 일이…”라며 혀를 쯧쯧 차는 분위기였다.

신라호텔측은 “통신선이 불량해 이와 같은 문제가 일어났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만큼 다카스기 회장과 참석자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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