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비자금 수사, 박지원씨 21일 재소환 이익치씨 와 대질 검토

  • 입력 2003년 8월 20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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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150억원+α’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20일 권노갑(權魯甲·구속) 전 민주당 고문이 현대에서 비자금을 받은 뒤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던 현대를 위해 청와대 등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권씨를 재소환했으며 21일 오전에는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다시 불러 보강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앞서 검찰은 이기호(李起浩)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에 대한 참고인 소환조사를 통해 권씨가 현대비자금 수수 대가로 현대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구체적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권씨가 2000년 총선 당시 무기거래상 김영완(金榮浣·해외체류 중)씨와 지인들에게서 빌렸다고 주장하고 있는 110억원이 실제로는 현대에서 제공받은 200억원의 일부일 것으로 보고 이 돈의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박 전 장관을 21일 재소환해 현대측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비용 명목으로 제공한 비자금 150억원과 관련해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과 대질 신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은 김영완씨가 김대중(金大中) 정부 당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를 수시로 드나들며 고위간부들과 접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을 파악 중이다. 김씨는 99년부터 2001년 사이 민간인 출입이 쉽지 않은 대검 청사에 자주 모습을 나타냈으며, 검찰 간부들과 어울려 골프 회동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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