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우대 풍토가 깨끗한 핀란드 비결

  • 입력 2003년 8월 20일 18시 02분


‘공무원에게는 따뜻한 맥주와 찬 샌드위치가 적당하고, 그 반대가 되면 위험하다.’

핀란드 신임 공무원에게 주입되는 뇌물을 경계하는 윤리강령이다. 이런 강령이 핀란드를 전 세계에서 가장 부패지수가 낮은 나라로 유지하게 하고 있다.

20일 KOTRA에 따르면 핀란드 의회사무국의 파울라 틸호넨 박사는 핀란드가 부패지수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내는 원인을 13가지 요인으로 분석했다. 핀란드는 95년부터 발표된 국가부패지수에서 처음 2년간은 4위, 다음 3년간은 2위에 오른 뒤 2000년부터는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틸호넨 박사는 “세계화 지수가 높은 국가일수록 균등한 소득분배가 이루어지고 행정이 투명하며 부패지수가 낮은데 핀란드는 세계화 지수가 5위”라며 “핀란드는 부패지수와 관련이 많은 환경지수도 세계 최고”라고 밝혔다.

그는 “핀란드에는 부패방지를 위한 별도의 법률이나 기구가 없으나 행정이 평등성 객관성 균형성 합목적성이란 4대 원칙에 따라 이뤄지고 있어 부패가 발붙일 틈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13가지 이유는 △계급차별이 없는 평등사회 △공무원의 신분 보장과 적절한 수준의 급여 △정당에 대한 정치자금 지급 △투명성을 중시하는 공무원 사회 △관할 사항을 검토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참조인(Referendary) 제도 △장관을 제외한 공직자는 모두 종신 공무원 △행정의 투명성과 공개성 △정책의 사전 청문회 및 결정에 대한 사유(事由) 요구 가능 △법무관과 의회 옴부즈맨에 의한 조사 △정책의 집단 결정 구조 △낮은 위계질서와 책임이 중시되는 자율성 △매우 드문 낙하산식 고위 공무원 △대법원의 실용적이고 부단한 부패감시 등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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