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銀 주가 상승날개 다나…7일 685만주 거래 9.33% 올라

  • 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44분


삼성그룹이 한미은행 지분을 영국계 스탠더드차터드은행으로 넘기면서 한미은행의 주주 구성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한미은행 주가는 개장 직후 12% 오른 뒤 거래량이 685만여 주에 이르는 팽팽한 매매 공방 끝에 9.33% 올랐다. 1일과 6일의 자전거래 물량을 제외하면 사상 최고 수준의 거래량이다.

한미은행 지분구조 변화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스탠더드차터드의 지분 인수 목적과 한미은행 경영의 실질적인 변화 가능성에 대한 시각차가 주가 전망에 그대로 연결되고 있다.

삼성증권과 골드만삭스는 스탠더드차터드가 경영권 확보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재성 삼성증권 은행카드팀장은 “한국 은행업에 진출할 의사를 비치고 있는 스탠더드차터드가 경영권을 행사하려면 지분을 더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 “올 11월 매각 제한 기한이 만료되는 최대주주 JP모건-칼라일의 보유지분을 사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외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차터드는 한국에서 신용카드 모기지 가계여신 등의 상품을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외국계 은행이 한국 시중 은행을 통해 자기 상품을 내놓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서 한미은행 경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 대우 등 상당수 국내 증권사들과 JP모건은 스탠더드차터드의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은 현재로선 가능성일 뿐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대우증권 이준재 연구위원은 “삼성그룹 보유 지분 처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사라짐과 동시에 인수합병(M&A) 기대감이 생기면서 주가가 올랐다”면서 “스탠더드차터드가 BOA, 코메르츠방크, 뉴브리지캐피털과 달리 한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일단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매수 타이밍을 놓친 투자자들은 추격매수를 하지 말고 스탠더드차터드가 지분 추가 인수 및 한미은행 경영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 시점에서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국민은행이 1.6% 오른 것을 비롯해 거래소 은행업종 주가는 모처럼 2.1%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미은행 지분구조 변화를 계기로 은행주 전반에 상승 탄력이 붙은 것이라는 해석보다는 그동안의 약세에 대한 기술적 반등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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