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스탠다드차터드銀, 한미은행 2대주주로

  • 입력 2003년 8월 7일 18시 22분


영국계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1968년 한국에 진출해 그동안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도매금융만 해오던 스탠다드차터드는 한미은행 지분 인수에 이어 대출업무 시작과 카드사 인수 등을 통해 개인 대상 소매금융에 나섰다.

스탠다드차터드는 6일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보유했던 한미은행 주식 9.76%(1982만주)를 장기투자 목적으로 1억5400만달러에 매입했다. 주당 평균 매입가격은 9187원.

이로써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은 한미은행 지분 36.6%를 보유 중인 칼라일 컨소시엄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멀빈 데이비스 스탠다드차터드 대표는 “한미은행은 우수한 경영실적, 탁월한 경영진, 외국인 소유권을 보유한 경험을 갖고 있는 은행”이라며 “한미은행 지분 매입으로 한국시장에 또 하나의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터드는 다음달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은 받지 않고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받는 대출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박이철 스탠다드차터드 서울지점 부지점장은 “주요 타깃층은 시중은행과 대금업체의 중간 수준의 금리를 부담할 의향이 있는 소비자들”이라며 “연 15∼20% 수준의 금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카드사 인수에 대한 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5월 카드사 인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스탠다드차터드는 그동안 전 업계 카드사를 대상으로 인수 가능성을 타진해왔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지금은 은행계 카드사로 관심을 돌린 상태. 스탠다드차터드는 앞으로 한국 소매금융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갖는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스탠다드차터드 은행이 이처럼 국내 소매금융시장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자 씨티, HSBC 등 외국계 은행은 물론 국내 시중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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