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썰렁' 앞날 더 '캄캄'…장기불황-부동산규제로 악화

  • 입력 2003년 8월 4일 18시 04분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장마철 비수기(非需期)가 겹치면서 건설기업경기 실사지수(CBSI)가 2년10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대형 및 중견, 중소 건설회사 137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 CBSI가 74.0으로 2000년 9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4일 밝혔다. CBSI는 지난해 12월 이후 7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CBSI가 100을 넘으면 조사한 달의 건설경기가 전달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는 건설회사가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건설회사 규모별로는 △대형 83.3 △중견 79.2 △중소 57.1 등으로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불안감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건축부문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택사업에서 중소회사가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대형 건설회사에 밀리면서 건설업계 내부의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반적인 경기 악화가 대형 건설사보다 중소형 건설사에 더 큰 부담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전망지수도 이달보다 낮은 70.7로 조사돼 앞으로 체감경기가 더 악화될 것으로 보는 건설회사가 많았다.

주택부문의 공사물량 BSI도 6월(100.1)에는 기준치를 웃돌았으나 7월(82.1)에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는 건설업 특성상 장마철에 공사를 하지 않아 계절적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이달부터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분양권 전매제한’ 등의 조치에 따라 주택 건설물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백성준(白城浚) 건산연 책임연구원은 “일반 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건설회사의 체감경기가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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