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분야 113개 제품군 조사]이통단말기 디자인선호도 1위

  • 입력 2003년 5월 19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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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의 빈폴, 동양매직의 식기세척기, 만도공조의 딤채, 기아자동차의 리갈, LG생활건강의 이자녹스, 금강고려화학 옥장판….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디자인을 갖춘 각 분야의 대표 브랜드로 선정된 상품들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은 최근 5개 분야, 113개 제품군을 대상으로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조사한 ‘제4차 한국 산업의 소비자디자인선호도(KDPI·Korea Design Power Index)’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이 보는 국내 제품의 전체 디자인 수준은 100점 만점에 67.3점으로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에 민감한 제품일수록 디자인 개선=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패션 분야나 정보기술(IT), 가전제품 분야의 디자인 선호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높았다. 특히 IT 또는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소비자들의 급변하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급속한 디자인의 ‘진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번 조사에서 10, 20대 소비자들은 제품을 살 때 사용의 편리성 등 기능적인 요소보다 매력적인 디자인 등 감성적인 요소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 40대 소비자들은 디자인 등 감성적인 요소보다 사용의 편리성을 제품 선택의 우선적인 기준으로 꼽았다.

이와 관련, KMAC의 오종욱 마케팅팀장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할 때 기업들이 무조건 아름다운 디자인의 제품을 만들려고 하기보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세대, 성별, 라이프스타일 등을 고려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이에 맞는 제품 디자인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이전까지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미흡했던 공간, 패키지 분야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디자인 활동도 활발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통주 포장용기 등 패키지 분야에서도 단순히 제품을 담는 용기의 개념을 뛰어넘어 소비자계층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이 선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패션, IT 분야 제품들 고득점=전체 조사대상 제품군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제품 디자인 분야의 평균점수는 67.3점으로 전체 평균점수와 일치했다.

제품 디자인 분야에서 평균 점수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제품은 이동통신단말기,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모니터,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 레저용 차량(SUV), MP3 플레이어 등 소비자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제품들이 많았다. 특히 이동통신단말기는 78.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이 분야 업체들의 치열한 디자인 개발경쟁을 반영했다.

패션 디자인 분야의 평균점수는 69.8점으로 전체 평균보다 2점가량 높게 조사됐다.

다른 패션 디자인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캐주얼 의류(73.3점)와 스포츠 의류(72.0점)는 색상과 형태 등 다양한 디자인 개발이 시도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5일 근무제와 주요 기업들의 복장자율화 등 사회적 변화와 맞물려 패션 디자인 분야의 디자인 개발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환경디자인 분야에서는 백화점이 가장 높은 점수(70.8점)를, 편의점은 반대로 가장 낮은 점수(60.5점)를 받았다. 특히 주요 백화점들은 지하철 극장 등 생활기반시설과의 연계성을 높여 소비자들의 편의를 향상시킨 점, 인테리어의 고급화 및 건물 외관의 시각적 효과 개선 등에서 소비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주유소도 최근 기업이미지통합(CI)작업 등을 통해 간판 등 외관을 개선하고 있는 노력이 높이 평가됐다.

시각디자인 부문의 평균점수는 64.7점으로 전체 평균에 비해 낮았지만 지난해 61.5점에 비해 가장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한국적 캐릭터 디자인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마시마로’ 등 캐릭터디자인 분야의 점수가 특히 높았다.

상품의 포장이나 용기의 수준을 평가한 패키지디자인 분야의 평균점수는 지난해 66.5점에서 65.6점으로 소폭 낮아졌다. 하지만 여성 음주인구의 확대 등 소비계층이 다양해지면서 주류 패키지에 대한 소비자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진 데다 백세주 등 전통주 제조업체의 디자인 개선 노력이 맞물려 앞으로 많은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어떻게 뽑았나 ▼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소비자디자인선호도 조사는 가격 및 품질 경쟁에만 치우쳤던 한국 기업의 제품개발력을 디자인 경쟁력을 통해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2000년 시작됐다.

이 조사는 특히 상품을 구입하는 시점에서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디자인 선호도를 측정하는 것이 특징. 21세기 국제 경쟁력의 핵심요소인 디자인을 소비자의 관점에서 평가해 고객 중심의 상품가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디자인 가치 측정 모델인 셈.

이 조사의 목적은 기업의 상품기획과 디자인에 대해 소비자의 직접적인 반응을 보여줌으로써 기업들이 경쟁상품에 대한 벤치마킹을 하거나 자사 상품기획의 적정성을 파악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우도록 하는 것이다.

각 상품의 점수는 제품의 형태 기능 감성 등 3가지 요소에 대한 소비자의 제품별 선호도와 전반적인 제품 선호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100점 만점으로 산출된다.

형태 요소에서는 △안정감 △단순, 간결성 △고급성 △색상, 배색 △크기의 적정성 △마감성, 재료의 고급성 △질감, 무늬 △기능버튼의 배열 △전반적인 형태만족도 등을 평가한다. 감성 요소에서는 △유행하는 디자인 △사용할 때 즐거움이 느껴지는 디자인 △다른 제품과 다른 독특한 개성이 느껴지는 디자인 △어떤 제품과도 다른 혁신적인 디자인 △나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디자인 △세계 시장에 내놓아도 자랑스러운 디자인 등 다양한 범주로 나눠 평가한다. 기능 요소는 △기능 편리성 △작동 용이성 △전반적 기능선호도 △유지 관리 보관의 편리성 △내구성 △구조의 정교함과 꼼꼼함 △공간효율성 등이 평가대상 항목.

제품의 종류에 따라 5가지 부문으로 나눠 각 부문의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가장 호소력있는 디자인을 갖춘 제품을 선정했다. 평가 부문은 일반 산업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제품디자인, 상품의 용기와 포장을 평가하는 패키지디자인, 기업이미지통합작업이나 캐릭터디자인 등을 평가하는 시각디자인, 패션 분야의 디자인 경쟁력을 평가하는 패션디자인, 백화점 할인점 등 공간의 디자인 요소를 평가하는 환경디자인으로 나뉜다.

조사는 1 대 1 개별면접조사와 인터넷조사가 병행됐으며 조사대상은 소비활동을 하는 한국인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대전 광주 울산에 거주하는 15세 이상 60세 미만의 남녀 2만명이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한국능률협회 선정 소비자디자인선호도(KDPI) 분야별 1위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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