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자본잠식 4조2000억원

  • 입력 2003년 5월 18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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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글로벌의 자본잠식(총부채―총자산) 규모가 약 4조2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SK글로벌의 해외현지법인에서 지금까지 파악되지 않았던 3000억∼4000억원의 자산이 발견됐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SK㈜가 SK글로벌로부터 받아야 할 매출채권 1조3000억원을 전액 출자전환(부채를 자본으로 바꾸는 것)하지 않으면 SK글로벌을 청산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은 18일 “SK글로벌에 대한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해외부문 4조원, 국내부문 2조원의 부실자산이 발견됐으며 전체적인 자본잠식규모는 4조2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채권단은 부실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아 감당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사실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채권단은 19일 오후 4시 최종실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또 “SK글로벌이 SK㈜ 주식 1000만주와 해외전환사채(CB) 등 3000억∼4000억원의 자산을 해외현지법인에 보관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본·지점간 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을 해외법인에 돌려놓은 것도 있어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채권단은 SK글로벌의 최대주주인 SK㈜가 매출채권 1조3000억원 전액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자구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SK㈜가 출자전환하면 채권단도 같은 금액인 1조3000억원을 출자전환해 이자부담을 줄여줄 계획”이라며 “SK글로벌 국내본사의 자본잠식은 약 2000억원이어서 출자전환을 하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 상장폐지는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는 출자전환 금액을 약 7000억원으로 낮추고 SK그룹 계열사의 ‘영업몰아주기’ 형태로 SK글로벌의 연간 현금창출 규모를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권단은 그러나 SK텔레콤에 대해서는 현재의 거래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 이외의 추가증자는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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