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은행내에서 강북에 위치한 영업점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강남에 위치한 영업점에 비해 최고 수십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A은행 도곡지점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0.15%에서 4월말 0.02%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상계지점의 연체율은 0.06%에서 0.6%로 높아졌다. 경기 의정부지점과 인천지점의 연체율은 각각 0.71%, 0.67%로, 경기 지역의 연체율은 서울 강북지역보다도 높다.
다른 은행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B은행 반포지점의 4월말 연체율은 0.14%로 집계됐으나 번동지점은 6배 이상 높은 0.87%였다. 작년말 B은행 반포지점과 번동지점의 연체율은 각각 0.08%와 0.0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C은행 강남구 삼성지점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 0.06%에서 4월말 0.11%로 올랐는데, 길음지점의 연체율은 0.41%에서 0.59%로 상승폭이 훨씬 높았다.
이처럼 최근 들어 서울 강북지역의 연체율이 강남지역에 비해 높아지는 이유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저소득층이 더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 관계자들은 특히 서울 강북 외곽에 살고 있는 저소득층 가운데 최근 주택담보대출을 연체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은행들은 그동안 신용대출과 신용카드 위주로 증가해온 가계대출 연체가 상대적으로 건전한 주택담보대출로까지 확대될까봐 우려하고 있다.
조흥은행은 일선 영업점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 중 부실징후가 보이는 개별 대출자들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는 등 여신 사후관리에 주력하도록 지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특히 서울 강북 외곽의 다세대 주택에 거주하는 가구들 가운데 이자를 내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주택담보대출의 전반적인 건전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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