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총 5667억 순매수…절반이상 삼성전자株 '집중'

  • 입력 2003년 5월 1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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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29일부터 5월7일까지 5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이 모처럼만에 활기찬 매수에 나섰다.

9일 순매도를 나타내며 잠시 주춤했지만 오랜만에 ‘사자’에 나선 외국인들이 어떤 종목에 후한 점수를 줬는가를 살펴보면 앞으로 외국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5일 동안 외국인 순매수액은 5667억원.

▽블루칩의 기여도 크게 높아져=현대증권 분석에 따르면 외국인이 5일 동안 한국 주식을 순매수한 돈 가운데 56%인 3224억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삼성전자 우선주까지 합하면 비율은 61.8%로 늘어난다.

장선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로 돌아설 때 삼성전자 순매수가 전환점이었던 점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순매수 액수가 컸던 종목은 현대차 대우조선해양 포스코 삼성화재 동국제강 삼성중공업 SK텔레콤 순.

대부분 업종에서 1등을 차지하는 대형 우량주(블루칩)여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개별 종목보다는 한국 증시 전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4월28일 이후 시가총액이 큰 6개 블루칩 가격이 종합주가지수 오름폭에 기여한 정도는 45%”라고 분석했다.

3월17일부터 4월25일까지의 상승장에서 블루칩의 기여도가 8.7%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진 것. 오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기조와 이에 따른 블루칩 강세 현상이 계속되면 시장이 한결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좋고 값이 싼 개별종목=외국인 지분을 기준으로 보면 단연 실적이 화두다.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외국인 지분이 높아진 상장 종목들은 실적이 좋아졌거나 실적 호전이 기대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있던 주가가 크게 올랐다는 것이 특징이다.

신성호 우리증권 이사는 “외국인들은 환율과 유가 하락으로 이익을 보는 운송업종과 실적이 바닥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백화점 종목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운송업종에서는 대한해운과 대한항공의 외국인 지분이 각각 1.17%포인트와 1.04%포인트 올랐다. 현대백화점H&S는 3.20%포인트, 현대백화점은 1.12%포인트 올랐다.

시중 금리보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LG상사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웅진닷컴도 외국인 지분이 각각 1.10%포인트와 2.30%포인트 높아졌다.

카드회사 불안이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LG카드의 지분도 2.22%포인트 늘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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