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이겨낸 펀드들 "원칙 지켰더니 손해는 안보더라"

  • 입력 2003년 4월 16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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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과 북한 핵 갈등,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와 카드채 신용불안 문제 등 국내외 악재들이 증시를 괴롭히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들도 고전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이후 큰 손해 없이 자산을 유지해 온 펀드도 없지는 않다. 회사별로 어떤 상품이 있고 어떻게 약세장을 이겨냈는지 마케팅 담당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현대투신=‘세이프가드분리과세혼합KM-1호’ 펀드는 자산배분형 시스템펀드. 과거 5년 동안의 선물지수 데이터를 분석해 만든 컴퓨터 프로그램이 시장상황에 따라 펀드의 주식 편입비중을 결정한다.

지난해 3월12일 설정돼 최근 1년 수익률은 7.16%, 설정 이후 수익률은 9.62%다. 지난해 4월 이후 증시가 내려가자 컴퓨터 프로그램이 주식을 팔아 주가 하락의 위험을 피하고 그 돈을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냈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주식 성장형 펀드의 강자인 ‘템플턴그로스5호’ 펀드 역시 지난해 4월 이후 증시가 내려가면서 수익률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이후 현재까지 6개월 동안은 수익률이 6.01%로 시장 평균에 비해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회사측은 “가치에 비해 값이 떨어진 주식을 사서 비쌀 때 판다는 원칙에 따라 보유하고 있던 주식의 비중을 조절했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경기방어주의 수익률이 높았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삼성투신=2000년 2월2일 설정된 삼성투신운용의 ‘엄브렐라안정형주식’ 펀드는 지난 1년 동안의 수익률이 4.17%. 설정 이후 수익률은 10.34%다. 혼합형 펀드여서 지난해 4월 이후의 증시 하락 피해를 덜 봤다. 나머지 자산은 국채나 우량 회사채에 투자해 이자소득을 얻은 것. 정성환 삼성투신 차장은 “대내외 불안요인이 사라져 증시가 오르면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랜드마크투신=구기동 과장은 ‘국민1억 만들기’ 펀드가 올 들어 높은 운용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로 올 1월2일 설정된 뒤 4월8일까지 수익률이 4.94% 떨어지는 데 그쳤다는 것.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1.1% 떨어졌다.

구 과장은 “지난 연말 이후 시장을 주도하던 화학 철강 등 소재업종 주식과 금융업종 주식을 줄이고 인터넷 업종 투자비중을 늘린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투신=지난해 3월25일 설정돼 지난달 24일 1년 결산을 한 ‘미래시스템캡 1Y-1호’ 펀드는 결산 당시 1년 수익률이 0.72%였다. 금융공학펀드로 설정 이후 종합주가지수가 내리면 원금이 100% 보전되고 주가지수가 오르면 오르는 폭의 20%만큼만 펀드 수익률이 올라가도록 설계됐다. 지수가 한 번이라도 설정 당시보다 30% 오르면 펀드 수익률이 7.5%에서 고정되는 구조.

설정 이후 지수가 계속 내려 펀드가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원금 보전 약속은 지켰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30여 개의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국민투신=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에 투자하는 국민투신운용의 ‘본드플러스’ 펀드도 좋은 성과를 냈다. 2002년 6월 설정된 이 펀드는 10일까지 9개월 동안 8.84%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주요 투자대상은 중국 홍콩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 8개 나라 국공채와 우량 회사채. 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은 미국 국채 수익률에 각 나라의 신용등급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합해 수익률이 계산된다.

지난해 4월 이후 약세장을 이긴 펀드들
펀드운용회사종류수익률(%,기간)
엄브렐라안정형주식삼성투신주식혼합형(주식30%이하)4.17% (1년)
세이프가드분리과세혼합KM-1현대투신자산배분형7.16% (1년)
미래시스템캡1Y-1호미래에셋투신금융공학펀드0.72% (1년)
국민1억만들기랜드마크투신주식형(주식60%이상)-4.94%(3월)
템플턴그로스주식5호프랭클린템플턴주식성장형(주식70%이상)6.01% (6월)
본드플러스1호국민투신해외채권형8.84% (9월)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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