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多面평가’ 바람…국세청-건교부 등 잇따라 실시

  • 입력 2003년 3월 27일 18시 15분


코멘트
경제부처에 ‘다면(多面)평가’ 바람이 불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노무현(盧武鉉) 정부 출범후 공무원 인사 때 상사와 부하 직원이 상대방을 서로 평가한 결과를 반영하라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공직사회의 다면평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소 엇갈린다.

▽잇따르는 다면평가〓27일 각 경제부처에 따르면 국세청은 24일 이용섭(李庸燮) 신임 청장 취임식 직후 그 자리에 참석한 사무관 이상 간부 280여명을 대상으로 1급 인사에 대한 다면평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1급 승진 후보자인 2급 국장과 지방청장 등 13명 가운데 개혁성과 민주적 리더십, 조직기여도가 뛰어난 사람 3명을 순서대로 적는 것. 국세청은 직원들의 평소 생각을 알기 위해 설문지를 몇 분 후에 바로 거둬들였다.

건설교통부는 이달 초 최재덕(崔在德) 차관 취임 직후 1∼3급 인사와 총무과장 인사 등에 대한 다면평가를 e메일로 했다. 이에 따라 평가 직전에 간부들이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서로 주고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해양수산부는 26일 매듭지은 1급 이하 국·과장 인사를 하면서 다면평가를 했다.

그러나 인사 직후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나오자 최낙정(崔洛正) 차관이 직접 부처 인트라넷 게시판에 세부적인 인사원칙과 인선 과정에 대한 글을 올렸다. 1급인 해양안전심판원장 후보 2명의 우열을 가릴 수 없어 다면평가를 두 번이나 실시했고 국장 전원이 참가하는 토론회도 거쳤다는 내용이었다.

▽엇갈리는 평가〓다면평가에 대해서는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됐던 기존 인사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공무원 인사를 장관이나 청장 개인이 전권을 휘둘러 학연이나 지연에 따른 편중인사가 많았던 기존 인사 관행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공직사회 내부 결속을 해치는 ‘인기투표’에 불과하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평가받는 사람의 능력보다는 개인적 친분에 의해 평가가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특히 부하직원에게 많은 일을 시키는 간부가 평가 점수를 잘못 받을 경우 누가 소신 있게 일하겠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