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北核 진전없으면 한국신용등급 낮출 가능성

  • 입력 2003년 3월 16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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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는 앞으로 2, 3개월 안에 북한 핵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으면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낮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재정경제부 권태신(權泰信) 국제금융국장은 16일 “무디스가 당초 12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려 했으나 ‘2, 3개월 정도 시간을 달라’는 한국측 요청을 받아들여 등급과 전망을 일단 ‘A3 부정적’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최근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 등과 함께 미국 뉴욕 무디스 본사를 방문하고 돌아왔다.

즉 이번 무디스의 “한국 신용등급 유지” 발표는 등급 조정을 당분간 유예하는 성격이 짙다는 것.

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것은 몇 개월 안에 신용등급 자체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정부 대표단의 다른 관계자도 “무디스뿐 아니라 월가 금융기관들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날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었다”면서 “국내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우려의 강도(强度)가 크게 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무디스가 한국 정부의 요구대로 2, 3개월 동안 더 기다렸다가 신용등급 조정여부를 검토할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무디스 관계자가 다음달 중순경 한국을 방문, 북핵 문제를 점검할 예정이어서 등급 조정 검토가 한국의 요구 시한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다음달 초 미국에서 열리는 한국경제설명회에서 무디스측을 다시 만나 북한 핵문제와 한미(韓美) 공조의 진전 상황에 대해 설명할 방침이다.

무디스는 12일 한국 신용등급 유지를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추가적 긴장 고조는 무력 대치의 가능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 한국 신용등급의 하향조정 압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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