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아파트 쌓인다…1월 2만6551가구로 1년만에 최고

  • 입력 2003년 3월 3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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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전국 미분양아파트가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설교통부는 1월 말 현재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2만6551가구로 작년 12월보다 6.5% 늘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2002년 1월(2만8938가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1432가구)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충북(3018가구), 전남(1577가구), 경남(4299가구)도 한 달 전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미분양아파트가 늘고 있는 표면적인 이유는 새 아파트 분양이 증가한 때문. 건교부는 이번에 미분양 물량이 늘어난 지역 대부분이 신규 분양이 활발했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계약 후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급 증가보다는 수요 위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청약경쟁률은 높지만 실제계약률은 뚝 떨어진다는 것.특히 건교부의 미분양아파트 조사가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을 받은 현장 가운데 청약 1∼3순위 접수에서 미달된 단지만 조사하기 때문에 건설회사가 안고 있는 미분양아파트는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1월 초 서울 동시분양을 통해 나왔던 양천구 A아파트도 청약경쟁률은 3 대 1이 넘었지만 10여채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다. 인근 B아파트도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10여채가 미계약분이다. 반면 건교부 집계에서는 서울 미분양아파트가 28가구에 그치는 것으로 나와 있다. A사 관계자는 “아파트에 당첨됐지만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기존 아파트값이 진정되자 새 아파트의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없어 계약을 꺼리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건설업계에서는 최근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다소 호전될 기미를 보이는 만큼 미분양아파트가 급격히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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