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기지개…외국인 동향에 촉각

  • 입력 2003년 2월 17일 18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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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도 새봄이 찾아오는가. 종합주가지수가 모처럼 급등하며 600 선을 회복하자 객장에 화기가 감돌고 있다.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일(582.41) 20일(597.72)이동평균 및 600 선을 한꺼번에 뛰어넘어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미-이라크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과 미국의 1월중 산업생산이 0.7% 증가해 예상보다 훨씬 좋아진 것도 긍정적 요소. 고객예탁금과 주식형 수익증권이 늘어나는 등 수급도 호전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만만찮다. 올 들어 주가가 많이 떨어진 데 대한 반발매수로 기술적 반등 폭이 컸지만 상승탄력을 받기 위해선 증시 주변 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관의 ‘외끌이’로 600 선 회복=기관은 이날 거래소에서 91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16대 대통령 취임(25일)을 앞두고 국민연금과 국민은행 및 증권유관기관 등이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어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다른 기관들이 선취매에 나선 것(한일투자신탁운용 이재광 상무)이다.

고객예탁금은 2월 들어 2949억원 늘어났다. 주식형 수익증권도 2월 중 200억원 이상 늘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이라크 전쟁 리스크가 다소 줄어든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PCA투자신탁운용 강신우 전무는 “장외악재 등으로 너무 짓눌려 있던 증시에 반발매수가 나와 단기적으로 630∼640 선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거기서 버틸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상승세가 지속되려면〓무엇보다 외국인이 현물에서 강하게 순매수로 돌아서야 한다. 외국인은 14일 1070억원 순매도한 데 이어 17일에도 사실상 300억원 이상 매도우위였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사는 ‘쌍끌이’ 장세가 나타나야 주가가 본격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기관의 매수를 틈타 안 좋게 생각하는 종목을 고가에 팔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가는 떨어지고 반도체 값과 금리는 오름세로 돌아서야 한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위에서 장기화하면 무역수지와 물가에 나쁜 영향을 주고 주가에도 부정적이다.

256메가 DDR D램 가격이 3.08달러로 3달러를 위협하는 상황에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기 어렵다(장인환 사장).

정의석 부장은 “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고 완만한 오름세로 돌아서야 극단적인 안전선호가 완화돼 단기부동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가람투자자문 박경민 사장은 “외국인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북한의 핵문제를 포함한 체제불안”이라며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갈등이 해소돼야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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