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가정관리학을 공부하던 그는 “보석감정 분야가 유망하다”는 오빠의 조언을 듣고 94년 보석감정사를 꿈꾸며 홀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1년 동안 언어 장벽과 싸우며 국제적으로 인정하는 미국보석학회(GIA)의 보석 디자인 및 감정에 대한 실무교육을 마쳤다. 귀국해서는 국내 보석 수입업체에서 2년 동안 수입 업무를 했다. 좋은 보석을 찾아 일본 홍콩 영국 이탈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를 누볐다.
“무조건 크다고 해서 좋은 다이아몬드는 아니죠. 크기(Carat) 색(Color) 투명도(Clarity) 연마상태(Cutting) 등 ‘4C’를 따져봐야 합니다.”
남아공에 갔을 때 현지 거래처 관계자가 “한국인들은 무조건 큰 다이아몬드만 찾는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크기가 큰 보석을 제일로 쳐요. 연마 상태에 따라 값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도 말이죠.”
그는 결혼 예물 풍습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고 느낀다. 시어머니가 예비 며느리 손을 꼭 잡고 와서 금과 5대 보석(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진주) 등을 섞어 ‘7세트’ ‘5세트’ ‘3세트’식으로 결혼 예물을 장만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 대신 예비 부부들이 직접 와서 작은 다이아몬드나 진주 등 실용적인 예물을 고른다고 했다.
그는 “보석 바이어는 시장을 읽는 눈, 보석에 대한 지식, 해외 보석 트렌드 등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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