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여성 6인의 다짐…“고객돈 관리 性域은 없다”

  • 입력 2003년 1월 6일 17시 44분


대우증권의 각 영업분야에서 남다른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여섯 여성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왼쪽부터 박승이 송엘렌 한정 민원정 정선이 남윤정씨.-이훈구기자
대우증권의 각 영업분야에서 남다른 경력을 쌓아가고 있는 여섯 여성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왼쪽부터 박승이 송엘렌 한정 민원정 정선이 남윤정씨.-이훈구기자
여섯 여성의 새해 각오는 남다르다.

이제껏 다져온 경력을 접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 그만큼 긴장과 기대가 크다. 국내 증권업계의 ‘금녀(禁女)영역’에 진출해 어려움도 적지 않지만 변화하는 세상이 그들의 든든한 힘이다.

지난해 6월 대우증권 최초의 여성 법인영업부 직원이 된 민원정 대리(29). 몇 해 전만 해도 기관투자가에 대한 ‘술자리 접대 능력’이 법인영업부 직원을 평가하는 잣대였던 만큼 지원을 말리는 동료가 적지 않았다.

민 대리는 “90년대 중반만 해도 술이 중요한 무기였다”며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 술을 마신 한 법인영업 직원이 월요일 아침 쏟아지는 주문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는 등 술자리 관련 무용담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업 직원의 능력을 평가하는 객관적 기준을 만들고 이에 따라 주문을 내는 등 변화가 적지 않다.

국제영업부 해외선물옵션영업팀의 박승이 대리(32)는 “펀드매니저는 철저하게 펀드 운용수익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과거처럼 지연 학연 등에 따라 주문을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익률을 올리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개발하면 누구나 승산이 있다는 것.

법인영업으로 옮기기 위해 1년 전부터 골프를 배우고 펀드매니저가 되기 위한 자격증도 딴 민 대리는 “국내 법인에서 자리를 확고히 한 뒤 해외 법인에 도전하겠다”는 다부진 결심을 내비쳤다.

‘자산관리’도 여성이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

VIP고객전용지점인 시저스클래스의 한정 대리(30)는 “자산관리는 꼼꼼하고 성실해야 하기 때문에 여성을 찾는 고객이 적지 않지만 능력을 갖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한 대리는 “고인 물이 싫다”며 남들이 부러워하는 외국계 은행을 과감히 떠나 이곳에 몸담았다. 은행 상품은 증권사만큼 다양하지 않아 차별화된 자산관리가 어렵고 자기계발도 힘들었다는 것.

미국의 프라이빗뱅크(PB) 전문은행인 퍼스트퍼블릭은행에서 지점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대우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송엘렌 대리(29)는 걸음마 단계인 국내 자산관리업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에서 자산관리자는 부동산 금융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국내는 편리하고 차별화한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는 것.

파생상품의 투기성에 매력을 느껴 개인지원팀에서 선물옵션운용으로 옮긴 정선이 대리(33)는 “개인영업에서는 더 이상 이룰 게 없으며 인생을 바꿀 시점이 왔다는 판단에서 과감히 결정했다”고 말했다.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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