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수출 중국은 날고 한국은 기고

  • 입력 2002년 12월 26일 18시 49분


최근 5년 동안 미국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경쟁력이 제자리걸음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미국의 해외 수입 1258개 품목 중 국가별 1위 품목 수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한국은 12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해 97년과 같은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1위 품목은 합성직물, 와이어 로프, 보일러, 타이어 튜브 등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올해 미국의 총 수입품목 중 16%에 해당하는 199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해 97년 128개에 비해 71개가 늘었다.

대만은 17개로 한국보다 많았으며 말레이시아는 올해 7개 품목에서 1위를 보여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또 최근 5년 동안 국가별 대미(對美) 수출이 좋아진 정도를 품목 수와 품목별 비중을 고려해 종합 비교한 결과 한국은 19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미 수출 개선 1위에는 말레이시아가 올랐으며 러시아(2위), 인도(5위), 중국(11위) 등도 수출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장재철 연구원은 “미국시장에서 한국제품 점유율이 마(魔)의 3% 벽을 넘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는 동안 중국제품은 97년 7%에서 올해 10%까지 증가했다”면서 “한국 수출업체들은 미국 수입업자와 원거리간 신용장을 거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판매 및 물류 네트워크를 파고들어 유통마진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7대 종합상사, 무역협회, KOTRA 등 국내 무역업계 대표들은 26일 여중생 치사사건으로 인한 미국 상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역업계 대표들은 이날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수출대책회의에서 “미국은 한국 수출의 20.7%를 차지하는 주요 교역 상대인 만큼 지나친 반미 및 미국상품 불매 움직임은 미국 내 한국제품 불매 운동으로 이어져 대미 수출에 막대한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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