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日시장서 中에 급격히 밀린다

  • 입력 2002년 12월 9일 16시 38분


주력 수출시장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리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올들어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의 3.5∼4배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급격한 수출증가율을 보여 3대 대미(對美)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9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9월까지 한국은 미국에 260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미국시장 점유율이 3.04%에 그친 반면 중국은 895억달러 수출로 10.48%를 차지해 한국의 3.5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000년 3.31%, 2001년 3.08%, 올해 3.04%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반면 2000년 처음으로 8%대 점유율에 진입한 중국은 2001년 8.96%에 이어 올해엔 10.48%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지난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올해 미국 시장에서 19.1%의 기록적 수출 증가율을 보이며 일본을 제치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인 캐나다(18.4%), 멕시코(11.7%)에 이어 시장점유율 3위로 올라섰다.

일본 시장에서도 한국은 올들어 9월까지 111억달러 어치를 수출해 4.52%를 차지했는데 중국은 443억달러 어치를 수출, 한국보다 약 4배 많은 18.0%를 나타냈다.

한국은 2000년 5.39%, 2001년 4.92%, 올해 4.52%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같은 기간 14.51%, 16.57%, 18.0%로 지속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일본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명지대 무역학과 이영권 교수는 "중국산 제품은 품질면에서 한국의 70%∼80%까지 따라온 반면 가격은 아직 30% 수준이라는 점을 내세워 미국과 일본 시장을 급속히 파고 들고 있다"면서 "미일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고 현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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