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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6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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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증시의 화두는 단연 ‘배당 투자’다. 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하는 기업이 유망 종목으로 추천받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좀 더 세심해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배당금만 노린 투자라면 11월 말인 요즘이 투자시기로 다소 늦었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당금만을 노린 투자’와 ‘배당 투자’를 구분하고 거기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혀 다른 투자〓‘배당금을 노린 투자’와 ‘배당 투자’는 개념 자체가 다르다. 배당금을 노린 투자는 연말 고배당 기업의 주식을 사 다음해 연초에 배당금만 받고 주식을 판다.
따라서 주가의 단기적 등락이 중요하다. 막상 배당을 받아도 주가가 배당금보다 더 떨어지면 말짱 헛일이다. 고배당 기업은 배당이 끝난 뒤인 연초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락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배당 투자’는 주주와 이익을 공유하는 기업의 철학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장기적인 투자 방법이다. 배당금을 받았다고 주식을 바로 팔지 않는다.
▽배당률 계산도 다르다〓배당금을 노린 투자는 배당수익률을 연간으로 환산해 계산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시가대비 배당수익률이 6%인 종목에 11월 말에 투자했다면 연간 배당수익률은 약 70%로 계산한다. 한 달만 기다리면 배당금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연간 수익률로 환산(6%×12개월)하는 것.
배당 투자는 지금 투자했건 올 여름에 투자했건 배당수익률을 무조건 연간 6%로 계산한다. 배당을 받아도 주식을 팔지 않고 1년 이상 중장기 보유할 것이므로 배당금은 주식을 1년 동안 보유한 대가로 계산한다.
▽투자전략도 달라야〓지금이 배당투자의 적기인가. 배당금만을 노린 투자라면 종목별로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이미 고배당주의 주가가 10월 이후부터 꽤 올랐기 때문. 배당률만 믿고 투자했다가 연초 주가 하락폭이 예상 외로 크면 손해를 볼 수 있다.
반면 중장기 배당투자를 원한다면 고배당 기업의 성격을 잘 살펴야 한다. 올 한해 반짝 배당을 하는 회사이거나 단기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을 하는 회사는 피해야 한다.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주주와 이익을 나누는 철학을 갖고 있는 회사가 투자 대상이다.
보통 고배당 기업은 이익도 많이 내고 실적도 안정적인 경우가 많지만 반짝 이익을 바탕으로 한두 해 배당하는 척하다가 그만두는 회사도 있다. 이런 종목을 중장기 보유하는 것은 위험하다.
가치P&C 박정구 사장은 “고배당 기업은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률이 높아져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잘 빠지지 않는다”며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실적 좋은 우량기업에 중장기 투자하는 것이 본래 의미의 배당 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