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월드]2002 국내 자동차시장 핫이슈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7시 24분


시민단체 경유승용차 반대 시위-14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경유승용차 허용에 대해 철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최호원기자
시민단체 경유승용차 반대 시위-14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경유승용차 허용에 대해 철회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최호원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은 내수와 수출에서 괄목할 성장을 일궈냈다.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출고전쟁’이 벌어지는 가하면 수출에선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사상 최고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수입차 업계도 점유율 1%대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인 판매경쟁에 뛰어들었다.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요 테마를 모아본다.

▽특별소비세 정상 환원과 출고 전쟁〓 작년 11월에 시작한 특소세 인하혜택이 8월말로 끝나면서 직전 수개월 전부터 자동차 출고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한꺼번에 계약이 밀리면서 출고 대기일은 최대 3개월 이상으로 길어졌고 고객들은 ‘차를 빨리 빼달라’며 자동차회사에 항의와 민원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6∼7월 완성차업체 노조들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출고가 더욱 지연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자동차 구매가 8월 이전으로 앞당겨지면서 9월 이후 자동차회사의 실적이 다소 악화하는 부작용도 생겼다. 정부는 현재 3단계로 나뉜 특소세 부과 기준을 2004년부터 2단계로 단순화하고 세액을 지금보다 5∼10% 낮출 계획이다.

▽무쏘스포츠, 화물차인가 승용차인가〓 재정경제부는 지난달 중순 쌍용자동차의 픽업트럭 무쏘스포츠를 특별소비세법상 승용차로 분류하고 이 차에 대해 특소세 부과를 결정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화물차로 형식승인을 받았던 이 차는 가격이 200만∼300만원 더 비싸졌다. 또 계약자 3만 여명 중 75%가 해약을 했다. 하지만 정부는 한 달 뒤인 이 달 중순 ‘픽업트럭를 화물차로 분류하고 특소세를 부과하지 말라’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 들여 무쏘스포츠에 대한 특소세 부과를 철회했다. 무쏘스포츠의 가격은 다시 낮아졌지만 특소세 철회 이전 이 차를 산 고객들의 세금 환급 여부를 놓고 새로운 논란이 일고 있다.

▽수입차시장 제2의 전성기〓 올해 수입차 시장은 1996년 이후 제2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올들어 10월까지 1만3354대를 팔아 작년 동기대비 109%P의 신장률을 보였다. 연말까지 1만5000대를 가뿐히 넘어서면서 점유율 1% 돌파는 확실해 보인다. 가격측면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수입차 업계는 내년 2만대 돌파를 목표로 신규딜러를 충원하고 전시장 및 대리점을 확장하는 등 공격경영을 선포했다. 볼보와 도요타, 벤츠코리아가 신규딜러를 모집한데 이어 이탈리아의 스포츠카 페라리와 일본 혼다자동차도 국내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코오롱에 이어 두산 SK,동양고속건설 극동유화 등 대기업들의 수입차 판매시장 진입도 눈길을 끌었다.

▽빅뱅 앞둔 준중형차시장〓 르노삼성의 SM3에 이어 GM대우의 라세티가 21일 본격 시판에 들어가면서 1500cc급 준중형차시장은 현대 아반떼XD와 기아 스펙트라 등 4강 구도가 자연스럽게 짜여졌다. SM3 시판이 시작된 9월 이후 10월까지 준중형차 판매량은 현대 아반떼XD가 1만6716대로 SM3(8908대)를 가볍게 제쳤다. 하지만 2개월간 점유율은 SM3가 ‘제로(0)’에서 28.7%를 챙겨간 반면 아반떼XD는 53% 수준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GM대우가 사활을 걸고 있는 라세티는 준중형차 시장의 ‘태풍의 눈’. 동급 최고의 연비라는 기술적 강점에다 제너럴모터스(GM)의 브랜드 이미지가 더해져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된다.

▽경유승용차 허용하나 마나〓 환경부가 7월부터 새로운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을 발효하면서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현대 7인승 트라제XG 등 경유승용차의 판매가 전면 중단됐다. 자동차업계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경유승용차의 개발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정부는 자동차업계의 의견을 받아들여 2004년부터 배출가스 기준을 다소 완화해 경유승용차 판매를 허용할 방침이지만 시민단체들은 경유차 확대가 대기오염 악화를 가져온다며 반대하고 있다.정부는 또 경유차 확대요구가 휘발유에 비해 40% 이상 싼 경유 가격에 있다고 보고 2005년까지 단계적으로 경유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다.

▽누가 중형차시장 1위?〓 연말로 가면서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르노삼성자동차의 SM5가 서로 ‘중형차 판매 1위’를 주장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자가용 승용차는 모두 60만4242대로 이중 중형차는 21만6969대, 35.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르노삼성차는 1∼10월까지 SM5를 8만7068대를 팔아 현대차의 ‘뉴EF쏘나타’를 제치고 단일브랜드로는 가장 많이 팔렸다고 주장했다. 전체 쏘나타 판매량 9만1600대보다 적지만 법인용 택시로 팔리는 ‘EF쏘나타’를 빼면 ‘뉴EF쏘나타’의 판매량 8만4800여대보다 많다는 것.

이에 대해 현대차는 △뉴EF쏘나타는 EF쏘나타를 부분 개량한 것으로 사실상 같은 차종이고 △SM5실적에서 2500CC급 SM525V 판매량 1만1000여대를 제외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추이
연도등록대수전체 승용차 시장 대비 점유율
19992,8090.2%
20005,3990.4%
20019,7790.7%
2002. 9월 말 현재11,9741.25%
자료: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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