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커피 등 상식깬 아이템으로 한국공략

  • 입력 2002년 11월 24일 17시 44분


한국의 ‘테이크 아웃’ 커피 열풍에 동참한 카페 네스카페 매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한국의 ‘테이크 아웃’ 커피 열풍에 동참한 카페 네스카페 매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커피가 다방이나 찻집에서 탈출해 한국의 도심 거리를 누비기 시작한 것은 1999년부터. 미국 스타벅스와 신세계가 합작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시작된 풍경이다.》

허위 과장 광고로 불신이 팽배해 있던 국내 탈모 방지 및 발모 촉진 시장이 매출액 4000억원 규모의 대형 시장을 형성하게 된 것도 불과 4년 만의 일이다. 영국계 스벤슨코리아가 98년 두피모발학(Trichology)이라는 신개념으로 한국에 상륙하면서 시장이 급팽창했다.

이처럼 기존 한국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 아이템을 앞세워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한국에서 신(新)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외국기업들이 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테이크 아웃’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의 돌풍이 이어지자 카페 네스카페, 세가프레도, 자바커피 등 외국계 브랜드가 한국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고 로즈버드, 할리스 등 국내 업체들도 잇따라 이 시장에 뛰어들어 최근 2000억원대의 대형 시장을 형성하게 됐다.

뒤늦게 뛰어든 미국계 커피빈&티리프는 지난해 티라테(Tea Latte)라는 새 상품을 앞세워 기존 커피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티라테는 커피 대신 티를 기본으로 우유의 부드러운 맛을 가미한 것.

한국네슬레는 안방을 공략하고 있다. 고급화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커피전문점에서 마실 수 있는 카푸치노, 카페라테, 헤이즐넛 커피를 인스턴트로 내놓은 것.

또 2000년에는 찬물에도 잘 녹는 ‘네스카페 쿨커피’를 선보였다.

92년 TGI프라이데이가 국내에 진출한 후 올들어 3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한 패밀리 레스토랑도 최근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이미 자리를 굳힌 시즐러, 토니로마스, 마르쉐에 이어 프랑스계 ‘이뽀뽀따뮈’, 미국계 ‘카후나빌’이 8월 국내에 첫발을 내디뎠다. 최고급 레스토랑인 유로차우와 중식 레스토랑 미스터차우도 국내 진입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용 및 의약 관련 사업에서도 외국기업의 새 시장 개척이 두드러진다. 두피 모발 관리 시장은 스벤슨코리아의 진출에 자극받아 99년 한독화장품이 탈모 전문 관리센터 ‘스펠라랜드’를 개장했고 뒤를 이어 일본계 ‘아데랑스’, 프랑스계 ‘르네휘테르’ 등 국내외 업체들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콘택트렌즈 전문 회사인 영한-바슈·롬은 번거로운 콘택트렌즈 관리를 한 번에 해결하는 ‘리뉴 멀티플러스’를 앞세워 올 11월 현재 400만병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00년 한국에 처음 진출한 스위스계 쥴릭파마코리아는 제약회사들을 상대로 영업, 수금, 창고, 배송 등의 ‘비핵심’ 업무를 대행해주는 다국적 의약품 유통서비스 대행업체다. 약품 출하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30%나 되는 낙후된 국내 의약품 유통체제에 당일배송시스템 등 새바람을 일으키며 지난해 18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3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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