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흥銀 이달내 매각"

  • 입력 2002년 11월 3일 17시 59분


정부가 이달 안에 조흥은행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을 정하자 조흥은행이 거세게 반발해 매각 과정의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윤철(田允喆)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KBS 1TV ‘일요진단’에 출연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156조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되면서 국유화된 기업이 많다”며 “그 중 하나인 조흥은행을 11월 안에 반드시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말 조흥은행 매각입찰에 참여한 15개 기관 가운데 신한지주 등 4개의 인수 후보를 선정했으며 이들은 현재 조흥은행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4개 기관의 실사가 끝나는대로 이달 말 공적자금관리위원회를 열어 최종 매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경영진과 노조는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너무 서두르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조흥은행 노조는 1일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는 것을 시작으로 합병 반대투쟁에 들어갔다. 노조는 26일 총파업을 시작한다는 계획 아래 12일경 조합원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은행 기밀서류인 100대 기업 여신현황 원본 및 컴퓨터 디스켓을 압수했고, 이로 인해 조흥은행을 실사 중인 인수 희망 기관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석주(洪錫柱) 행장도 최근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을 만나 “매각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홍 행장은 “올들어 부실채권을 6000억원 가까이 털어냈고 하이닉스반도체의 무담보 여신에 대해 100% 대손충당금을 쌓는 등 순익 감소를 각오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했다”며 “정부 지분 가운데 20%를 외국계에 매각한 다음 나머지 지분은 내년에 경영권과 묶어 매각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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