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 ‘멀티’ 붐… “한제품 다양한 광고 동시에 쏜다”

  • 입력 2002년 9월 30일 18시 02분


'한 제품 여러편 제작' 멀티스콧광고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김희선-이병헌이 출연한 우리카드.
'한 제품 여러편 제작' 멀티스콧광고가 유행하고 있다. 사진은 김희선-이병헌이 출연한 우리카드.
하나의 제품에 대해 여러 편의 광고를 만들어 동시에 선보이는 일명 멀티스폿(Mulit-Spot) 광고가 유행이다.

멀티스폿 광고는 한 제품에 대해 여러 편의 광고를 ‘차례로’ 만들어 집행시기를 달리하는 시리즈 광고와는 다르다.

▽소비자의 눈을 즐겁게〓르노삼성자동차의 SM3 광고 ‘생각만 해도’ 편은 사귀다가 헤어진 남녀의 모습을 담은 두 편으로 이뤄져 있다.

남자 친구와 헤어진 여자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샤워를 하다가 SM3를 떠올리고, 남자는 방에서 음악을 들으며 감정을 가라앉히다가 SM3를 떠올린다.

탤런트 김희선과 이병헌을 부부로 설정해 만든 우리카드의 광고 ‘아내와 남편’ 편도 대표적인 멀티스폿 광고.

제작사는 5월경 김희선과 이병헌을 각각 모델로 두 편의 광고를 만들어 1차 멀티스폿 광고를 선보였다.

우리카드는 이달부터 2차 멀티스폿 광고로 아버지와 낚시여행을 떠난 이병헌 편과 어머니와 바다 여행을 간 김희선 편을 ‘따로따로’ 제작해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코래드 광고기획1팀 김재훈 이사는 “일반 광고에 쉽게 지루함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멀티스폿 광고를 보여 보는 재미와 제품에 대한 흥미를 더욱 오래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타깃에 따라〓멀티스폿 광고는 소비자들의 계층을 분명히 나눠서 제작되기도 한다.

이병헌과 김희선을 내세운 우리카드 광고나 장진영, 정준호를 내세웠던 현대카드 광고는 여성 소비자와 남성 소비자를 구별한 것.

대우전자 수피아에어컨 O2 광고의 경우 수험생 편과 직장인 편의 두 가지가 만들어졌다.

광고 모델 김정은은 두 광고에서 각각 졸고 있는 수험생과 술집을 찾아 헤매는 직장인을 에어컨이 켜진 시원한 집으로 불러온다.

KTF의 전자상거래 서비스 브랜드인 K-머스 광고는 세련된 30대 커리어우먼과 40대 중년남성을 타깃으로 각각 탤런트 김남주와 영화배우 안성기를 출연시켰다.

▽소비자를 능동적으로〓보험회사 알리안츠생명은 최근 ‘올해를 빛낸 한국인’을 뽑는 행사를 준비하며 무려 4편의 인쇄 광고(제이월터톰슨코리아 제작)를 내보냈다.

태극기의 건·곤·감·리 4괘를 사용한 이들 광고는 모두 “추천 인물이나 단체를 9월 2일부터 10월 31일까지 모집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문 광고는 2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시리즈 형식으로 내보낼 예정이지만 잡지에는 잡지 한 권마다 4페이지를 이용해 4편을 모두 보여주는 멀티스폿 형식이다.

4편의 광고를 짜 맞추면 커다란 태극기가 완성된다.

제이월터톰슨코리아의 이미혜 차장은 “멀티스폿 광고는 소비자들이 각기 다른 소재의 광고를 스스로 연상하며 ‘능동적’으로 이해한다”며 “소비자들에게 무의식적인 ‘참여’와 ‘관심’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멀티스폿 형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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