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건희회장 “내년경기 나쁘지 않을 것”

  • 입력 2002년 9월 12일 23시 44분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입을 열었다.

이 회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내년 경기에 대해 “나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여부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의 핵심의제였던 주5일 근무제 도입문제와 관련, “노사정이다, 정부다, 정치다 하지만 모두 실질적으로는 관련이 없으며 ‘중소기업이 따라올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면서 “대기업이 못해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 출마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에 대해서는 “좋게 보고 있다. 털털하고 서민적이고 좋은 사람 아니냐”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선거자금을 낼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법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낼 수도, 안 낼 수도 있다. 자유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차기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아직 그런 것까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삼성그룹측은 “이 회장이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은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생각이 없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한편 최근 증권가에서 퍼진 삼성그룹의 자동차 사업 재(再)진출설과 관련해 그는 “그만 잊어버릴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잘라 말해 전혀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이 회장은 또 하반기 삼성그룹의 경영화두로 알려진 ‘준비경영’에 대해 “기업은 항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중국 홍콩 싱가포르 등과 경쟁하기 위해 항상 준비해 왔으며 특히 중국의 추격에 대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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