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다녀온 유병득 한투사장 “美투자자 지배구조에 관심”

  • 입력 2002년 9월 10일 18시 03분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은 한국기업들의 지배구조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달 초 미국 뉴욕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9개 증권사와 운용기관을 방문한 한국투자신탁운용 유병득(兪炳得·51·사진) 사장이 10일 현지 반응을 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투자를 결정할 때 12월 대선과 같은 정치상황보다 기업지배구조가 얼마나 투명하고 주주 중시 경영을 하느냐를 더 따진다고 답한 것. 한국기업들이 돈 벌 능력을 갖춘 만큼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타이거펀드는 5, 6개월 사전 조사한 뒤 투자를 결정하는데 최고경영자(CEO)의 자질은 물론 사외이사의 구성까지도 일일이 점검한다.

유 사장은 “빚을 갚는 데 돈을 쓰는 기업보다는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배당을 많이 하는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더라”며 “향후 투자비중을 높일 업종으로 도소매 통신 금융 등 내수관련주를 꼽았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은 또 미국경제의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한국시장은 단단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JP모건은 올 연간 성장률이 미국 2.5%, 유럽 2.0%, 일본 1.0%에 이른다면 한국의 6%대 성장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경기가 반짝 회복하다가 다시 침체되는 것)에 빠질 수 있다는 의견은 한 기관에서만 나왔다. 경제성장에 70%의 영향을 주는 소비는 주가보다는 최근 가격이 오른 부동산에 두 배 이상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

유 사장은 “뮤추얼펀드 등 미국 내 투자자금이 한국이 속한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펀드로 옮아오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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