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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9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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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TNS 부도의 직접적 원인이 된 월드컵 휘장사업은 발표와는 달리 회사 내부에서는 사업초기부터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부도 직전까지 회사장부에는 전혀 기록하지 않은 무기장 약속어음을 대규모로 발행, 명동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중소기업청은 7월초 보도자료에서 사실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채 "코오롱TNS의 월드컵 관련매출이 1000억원이 넘는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빈축을 샀다.
▽월드컵 휘장사업, 처음부터 부풀렸다(?)〓2001년 감사보고서에는 '코오롱TNS가 월드컵휘장 독점사업권을 따내 매출 6000억원, 순이익 800억원이 기대된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회사 내부관계자는 "처음부터 '모 아니면 도'의 심정으로 사업을 시작했을 뿐 수익성이 별로 없고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판단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휘장사업은 원래 홍콩계 CPP코리아가 사업권을 갖고 있었으나 2002년1월 사업이 잘 진행되지 않자 반납했고 이후 코오롱TNS가 국제축구연맹(FIFA)과 직접 접촉해 2월 사업권을 따냈다.
즉 처음부터 수익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래매출을 터무니없이 부풀렸고 안건회계법인은 이 내용을 그대로 감사보고서에 실은채 '적정'의견을 줬다.
안건회계법인의 강희돈 전무는 "휘장사업이 잘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붉은 악마' 티셔츠 외에는 월드컵상품이 팔리지 않았다"고 해명했으나 설득력이 약하다.
▽무기명 어음 남발, 자금조달〓코오롱TNS는 5월 신한은행 종로지점에 당좌계좌를 개설한뒤 약속어음을 발행, 사채시장에서 할인받아 자금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어음은 회사장부에 전혀 기록돼있지 않아 어음을 매입한 사채업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의도적으로 단기차입금을 누락시킨 전형적인 분식회계 수법으로 현재 확인된 무기장 어음만 63장이나 된다.
중개업자 유모씨는 "4월부터 '곧 부도가 난다'는 소문이 돌아 어음 10억원을 회수하려고 회사에 확인해봤더니 '그런 어음은 발행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부도 직전까지 이런 식으로 약속어음과 기업어음(CP)을 수시로 발행, 고금리 자금을 조달했다. 이에따라 피해금액이 얼마인지, 조달한 자금이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조차 묘연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