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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7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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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TNS의 100% 주주인 이동보 회장과 심완보 대표는 잠적했다.
이 회사를 감사한 안건회계법인은 부외(簿外)부채와 계열사간 자금거래 명세 등을 찾아내지 못한 채 ‘적정’ 의견을 내 배상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코오롱TNS는 7월25일 신한은행 종로지점에 돌아온 어음 37억원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됐다.
코오롱TNS의 기업어음(CP) 발행잔액은 945억원이며 이 중 300억원은 상호저축은행이, 나머지는 보험사와 기업체 등이 갖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의 2001년 감사보고서에는 만기 1년 미만의 유동부채가 372억원으로 기록돼 있으며 주석사항에도 CP발행 내용은 없다.
회사 관계자는 “2001년 말 약 700억원의 CP를 발행했으나 장부에는 기록하지 않았다”며 “세진대리석과 대성합성화학 등 부실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사용했다”고 분식회계 사실을 시인했다.
계열사 자금 지원도 세진대리석 12억원 대여 등 일부 사안만 기록돼 있어 계열사를 편법지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감사보고서에는 “코오롱TNS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휘장사업의 독점권을 따내 앞으로 매출 6000억원, 순이익 800억원이 예상된다”고 기재했으나 실제 매출액은 1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미래실적을 지나치게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안건회계법인 강희돈 전무는 “코오롱TNS가 원천적으로 재무제표를 속여 제출했기 때문에 CP발행이나 내부자거래를 찾아내지 못했으며 휘장사업은 회사의 예상치를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코오롱TNS는 코오롱그룹 이동찬 명예회장의 이복동생인 이동보 회장이 88년 코오롱그룹에서 분리해 나온 여행업체로 코오롱그룹과는 관계가 없다. 코오롱TNS는 레저 외식사업에까지 진출했으며 최근 월드컵휘장 사업으로 심한 자금압박을 받았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