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울銀 새주인 하나은행 될듯”

  • 입력 2002년 8월 5일 18시 14분


정부는 5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를 열어 서울은행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은행을 선정했다.

▶본보 7월 25일자 A12면 참조

유재한(柳在韓) 공자위 사무국장은 회의가 끝난 뒤 “하나은행이 경합자인 론스타에 비해 가격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제시해 공적자금회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에 부합됐고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측과 위원들도 동의했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매각소위의 이 같은 결정안을 놓고 심사를 벌여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전체회의에서도 매각소위의 의견이 그대로 받아져 하나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될 전망이다.

▽합병은 어떻게 진행되나〓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면 ‘서울은행’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실질적으로는 하나은행이 서울은행을 인수하지만 세제상 혜택을 받기 위해 형식적으로는 적자은행인 서울은행이 하나은행을 인수하는 ‘역(逆)합병’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역합병의 인수조건에는 반드시 인수하는 측의 회사 이름을 사용하게 돼 있다.

재정경제부 세제실 관계자는 “누적적자가 6조원인 서울은행이 연 4800억원 정도의 흑자를 내는 하나은행을 합병하는 형식을 갖추면 앞으로 5년간 3700억원의 세제상 혜택을 본다”며 “이는 응찰 전부터 이미 다 계산되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인수가격으로 9000억원 이상을 제시했으며 서울은행과의 합병비율에 따라 합병은행의 신주를 발행해 정부에 지급하는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에 미칠 영향은〓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이 합병한 ‘서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84조원으로 국민은행, 우리은행에 이은 3위의 대형은행으로 뛰어오른다. 이는 신한 한미 등 다른 은행간 추가합병 등 은행권 전체 구조변화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합병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행 노동조합은 “두 은행간 합병시너지가 없는데도 정부가 무리하게 대형화로 밀어붙여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해치고 있다”며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서울은행의 1인당 생산성은 하나은행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합병 뒤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나은행도 “서울은행이 예금보험공사와 체결한 경영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며 간접적으로 인원감축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이 예상된다.

김광현기자 kkh@donga.com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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