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1조매출 '유통왕좌' 굳혀…미도파인수 우선협상자 선정

  • 입력 2002년 5월 24일 18시 22분


롯데가 7월경 미도파 백화점의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롯데는 국내 최대 유통회사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히게 된다.

서울지법 파산1부와 미도파는 24일 미도파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롯데쇼핑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쇼핑 컨소시엄은 롯데쇼핑, 한국기술투자, KTIC 1호 구조조정조합 등으로 구성됐다.

또 예비후보로는 현대백화점, 밸류노믹스 구조조정전문회사, 두우엘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미도파 상계 본점과 명동 메트로점, 제기동점 등 3개 점포로 이루어진 미도파의 새 주인은 롯데쇼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앞으로 미도파와 롯데는 27일 매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롯데는 2주일간 미도파에 대한 자산 실사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실사 결과에 따라 입찰가의 5% 이내에서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 롯데는 7월이면 미도파의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백화점과 할인점 마그넷 등을 가진 국내 최대 유통업체 롯데쇼핑과 다른 업체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0조5000억원을 매출 목표로 잡은 롯데쇼핑에 미도파의 실적(지난해 4500억원)을 합치면 2위 업체인 신세계와는 3조원 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신세계는 올해 매출 목표를 7조9000억원으로 잡고 있으며 최근 남대문의 백화점 본점 재개발과 교외 복합쇼핑몰 건립 등을 통해 2∼3년 내에 롯데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롯데의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데다 미도파 상계본점을 뺀 제기동점과 명동 메트로점이 기존 롯데백화점과 상권이 겹쳐 무리한 투자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로서는 서울 북부의 최대 상권을 장악한 미도파 상계본점만 의미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 관계자는 “MOU 체결 후 국내 컨설팅업체와 협의해 미도파 세 점포의 활용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메트로점은 10대와 20대를 겨냥한 패션타운 또는 면세점, 명품관 등으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제기동점은 매각 또는 할인점으로의 전환 등이 검토되고 있다. 미도파는 모 그룹 대농이 해체되면서 지급 보증 등의 문제로 자금난을 겪다 98년 3월 최종 부도를 내고 법정관리를 받아왔으며 지난해 52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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