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LG화학 ‘우수수’…내부거래실망 외국인 110만주 매도

  • 입력 2002년 4월 25일 17시 38분


LG화학이 시장에서 호된 질책을 당하고 있다. 구본무 회장 등 대주주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600억원의 차익을 남겨주자 애써 쌓았던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모범생’ 이미지가 훼손됐다.

내부자거래에 실망한 외국인들은 25일 LG화학 주식 110만주 가량을 팔아 주가는 이틀째 가격제한폭 부근까지 떨어졌고 다른 LG그룹 계열사도 동반 폭락했다.

LG화학은 이날 내수경기호조와 석유화학 제품가격 상승 등으로 1·4분기 매출이 1조2638억원, 영업이익이 145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2%, 39%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증시 반응은 냉담했다.

LG화학은 25일 오전 동시호가 때 자전거래를 통해 대주주가 갖고 있던 LG석유화학 632만주(13.98%)를 주당 1만5000원에 사들이고 LG투자증권 526만주(4.3%)를 주당 1만9000원에 넘겼다.

LG화학은 99년 6월 당시 비상장이던 LG석유화학 주식 2744만주(70%)를 대주주에게 주당 5500원에 판 적이 있어 3년 만에 3배의 이익을 안겨준 셈이다.

LG화학은 2년 전에도 비상장 상태였던 LG칼텍스정유 118만주(주당 11만원), LG유통 164만4998주(주당 15만원)를 대주주로부터 높은 가격에 매입한 전례가 있다. 이때 LG화학의 주식매입대금은 3765억원으로 99년 순이익(3677억원)보다 많은 규모였다. 당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거래취소를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고 회사측은 재발방지를 약속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실망감은 가시지 않아 LG화학의 외국인지분은 37%에서 30%, 주가는 4만원에서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회사측은 이날 “LG석유화학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지분을 현재 28%에서 40%로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보증권 조삼용 애널리스트는 “올 1·4분기(1∼3월) 실적은 예상했던 만큼 좋게 나왔지만 외국인들이 LG그룹의 지배구조의 불투명성에 대해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외국인 매도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LG화학의 실적호전을 예상하고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피해를 보게 됐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LG그룹 주요종목의 이틀간 주가하락률 (단위:원,%)
구분24일 시초가25일 종가하락률종합주가지수 하락률
LG석유화학1만62001만315018.8
LG화학5만4003만990020.85.95%(925.70870.58)
LGCI1만38001만110019.6
LG전자5만99005만240012.5
LGEI10만85009만250014.7
LG투자증권2만6001만790013.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